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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람이 햇님을 이겼는가? <안티프레질>

by 안테암블로 2024. 7. 8.

 
0. 들어가며

이솝우화에서는 <해님과 바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나그네가 지나가고 있었는데 바람과 해님이 내기를 한다.
 
내기의 내용은 '누가 나그네의 옷을 벗길 것인가?'이다.
 
바람은 외투를 벗기기 위해서 바람을 세게 불었고 나그네는 그럴수록 추워서 외투를 더 꽁꽁 싸맨다. 해님의 차례가 오자 해님은 오히려 따뜻한 햇살을 내리쬐었고 결국 나그네는 더위에 외투를 벗었다는 이야기이다. 
 
해님과 바람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남에게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교훈 말고도 생각할 점이 있다. 
 
해님이 바람을 이겼는가? 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바로 나그네가 '안티프레질(충격을 받을 수록 강해진다)'하다는 점을 햇님이 이해했기 때문이다.

안티프레질은 우리의 상식과 반대로 작동하지만 자연의 내재된 힘의 일부이다. 안티프레질은 달구어진 강철과 같아서 더 강한  충격을 받을수록 더 단단해진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안티프레질함에 대한 이해가 사라지기에 점점 더 바람처럼 행동한다.
 
대학교 학비가 인상되자 장학금을 올린다. (이는 실제로 대학교들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테러를 없애기 위해 아랍권에 군사를 파견한다(실제로 미국 국내 테러빈도가 늘었다.)
이스라엘이 자기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아라비아반도에 들어간다(각국에 난민을 만들었고 팔레스타인 난민과 이스라엘 전쟁의 불씨가 되었다.)
 
이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더 강한 바람이 아니라 해님과 같은 처세가 필요하다. 
 
책 <안티프레질>은 우리가 이러한 바람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된 역사와 그 해결책을 서술한다. 
 
1. 칠면조들이 만든 세상 

세상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극단적 왕국이 나타난다.

-소설 판매부수 상위 0.1%가 나머지 이윤의 90%를 차지 
-20%의 식물리 80%의 과일을 맺는다.
-이탈리아 4%의 사람들이 64%의 토지를 가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극단적 형태를 띠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에 자진해서 위대한 칠면조가 된다.
 
위대한 칠면조란 무엇일까?
 
푸줏간 주인은 칠면조에게 1000일간 먹을 것을 준다.

매일 먹을 것을 주는 푸줏간 주인에게 신뢰가 쌓인 칠면조는 과거슬 바탕으로 미래를 정밀하게 예측한다. 그리고 추수감사절이 된 그날이 되어서야 자신이 칠면조임을 원망하게 된다. 
 
칠면조가 이러한 비극을 겪은 이유는 무엇일까?

칠면조는 '해악이 되는 증거가 없음'을 '해악이 존재하지 않는 증거'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칠면조 인간들도 블랙 프라이데이, 9.11 테러, 서브프라임 모기지, 닷컴 버블 등 을 만나면 추수감사절의 칠면조처럼 깜짝 놀라서 기절한다. 그러나 우리는 날때 부터 칠면조로 나지 않았다. 칠면조는 제도와 문화의 결과이다. 
 
먼저 우리가 칠면조가 된 것에는 소크라테스가 크게 기여했다.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플라톤 등의 철학자들을 우리는 합리주의자라 부른다.

합리주의자들은 인간의 모든 행위에는 목적이 있으며, 성공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알고 있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는 심각한 목적론적 오류를 일으킨다. 합리주의는 체계화가 되는 대상을 과대평가하고 체계화되지 않고 불확실한 것을 과소평가한다. 

이러한 합리주의자들은 '베이커리언' 선형모델을 따른다. 

학계에서의 이론의 발표 → 응용과학 기술 →실행

 
이는 새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베이커리언 선형 모델에 따라 조류학자가 새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수학→조류학적 항해,날갯짓 기술→ 그것을 배운 새들이(감사한 마음으로?) 날아감 

 
물론 당신은 위와 같은 생각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같은 의미에서 인간이 강의 덕분에 어떤 방법을 배운다고 말하는 것은 타당할까?

실제로 자연과학 이외의 분야에서 베이커리언 선형 모델이 적용되어 효과를 본 전례는 없었다. 
 
그러면 실제 세상을 어떻게 발전하는걸까?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험을 통한 발견→행운과 우연→실행 

 
위와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많은 연구원들이 소크라테스의 충실한 하인으로 살아가며 잘못된 인과관계(베리커리언 선형모델 따르기), 사후 합리화(결과가 나오면 자신이 알고있었다고 생각하는 행위), 체리피킹(현실의 결과 중 자신의 이론에 부합하는 것만 짜깁기하여 논문으로 발표하기)을 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세상은 칠면조(합리주의자)의 천국이 되었을까?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합리주의자들만이 정보를 남기기 때문이다. 
 
합리주의자들의 아이디어는 경험으로 증명되지 못하며 실제로 비효과적이지만 이론화하여 후대에게 전한다. 
반면 경험주의자는 행동가이기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그런데 경험주의자의 효과적인 아이디어들을 이론가들이 관찰하여 기록으로 남긴다.
 
즉, 합리주의자뿐 아니라 경험주의자의 기록도 모두 합리주의자가 남긴다. 
 
이러한 과정은 세상 전체에 '확증의 오류'를 널리 퍼뜨리게 된다. 
 
이론가들은 블랙 프라이데이, 9.11 테러, 서브프라임 모기지, 닷컴 버블을 맞닥뜨리면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하지만 그 일이 지나가고 난 뒤에 분석하며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자랑한다.

그러면서 미래에 그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면 '알 수 있다'라고 장담한다. 이러한 정신승리는 합리주의 자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미래예측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전쟁의 예시 
-1차 세계대전은 처음에 겨우 몇 달 만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4년 넘게 지속되었고 프랑스와 영국은 예상에 비해 10배가 넘는 금전적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이유로 2차 세계대전도 마찬가지였다. 
-미국도 이라크전쟁 비용을 300억에서 600억 달러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간접비용을 제외하고도 2조 달러 넘게 사용되었다. 

 
세계는 '나는 이렇게 예상한다' 거나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 등 의 의견이 아닌 생존에 의해 진화하기 때문이다. 
 
2. 절벽 위에 집짓기

그렇다면 답은 없을까? 
 
있다.
 
바로 안티플레질 해 지는 것이다.
 
안티프레질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합리주의자들의 가정과는 다르게

안티프레질은 '미래란 알 수 없지만 최악의 상황이 오면 더 나아질 수 있음'을 가정한다. 
 
그렇다면 안티프레질이란 무엇일까? 
 
안티프레질은 프레질( 'Fragile'은 '부서지기(손상되기) 쉽다')의 반대말로 책의 저자인 나심 탈레브가 만든 말이다.

안티프레질은 단순히 '부서지지 않음'이 아니라 '부서질수록 더 좋음'이라는 뜻이다.

바람은 촛불 하나를 꺼트리지만 모닥불을 더 활활 타오르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안티프레질은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충격)의 좋은 해독제로 기능한다.  

정부의 예시

예시로 사람들은 강력한 중앙정부의 역할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국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프레질한 정부는 불안정적이고 오래가지 못한다. 실제로 제국과 자치권을 갖는 지역 간의 결합은 별개의 국민국가와 국경을 가진 중앙집권적 국민국가보다 더 많은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화폐를 보관하기 안전하다고 꼽히는 스위스는 가장 안티프레질한 곳이다. 그 이유는 오히려 정부가 없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통치는 전적으로 상향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스위스 연방의 구성하는 주들은 거의 독립국가에 준하는 자치권을 지닌다. 

-또 다른 사람들은 스웨덴을 안전한 도시로 꼽는다. 스웨덴과 북유럽국가들은 1990년 냉전 시대의 종식 이후 훌륭하게 긴축재정정책을 취하여 20년 뒤 나타날 금융위기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그러나 스웨덴 또한 스위스와 닮았다. 정부는 세금 징수원으로 존재하지만, 세금은 그보다 작은 공동체 내에서 지출된다. 

 
뿐만 아니라 안티프레질은 무작위성을 수용하여 도리어 지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프레질리언: 이해 못 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 (사후합리화), 무작위성, 불확실성, 무질서, 오차, 스트레스 거부 
                                                                                    vs
안티프레질리언: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생각, 무작위성, 불확실성, 무질서, 오차, 스트레스 수용 

 
안티프레질을  받아들인 사람에게 가변성은 제거대상이 아니다.

그들에게 가변성은 변화에 대한 압박이며 유용한  정보다. 또한 시스템 자체가 붕괴되지 않는 실패는 더 큰 재앙을 예방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와 자연을 한번 돌아보자 
 
사회와 자연은 생명체들에게 고통을 주고 우리를 비롯한 생명체는 고통을 피하거나 극복하는 방법으로 학습한다. 

즉 실패를 투자로 전환시킨다. 

-모든 종들의 집단 DNA는 안티프레질하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별개체는 소멸하게 되어있다. 
-작은 규모의 산불은 그 산의 인화성 물질을 미리 태움으로써 큰 산불을 예방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원자력발전소의 스트레스테스트와 리스크 기준이 바뀌었다. 
-소량의 독을 복용하면 몸속의 유기체가 이전보다 더 강해진다. 
-찢어진 근육, 부러진 뼈는 다시 붙을 때 이전보다 더 단단하고 커진다. 

안티프레질은 일정 수준의 실패를 허용함으로써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이게 유지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안티프레질한 방법이 우리에게 더 나은 이익을 가져다 준다. 
 
3. 북풍이 바이킹을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안티프레질 할 수 있을까? 
 
바로 옵션을 얻는 것이다. 옵션이란 권한을 가지고 의무를 가지지 않는 일종의 '선택권'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옵션은 더 빛을 발한다. 
 
당신이 원룸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자 원룸을 임대한 당신은 원룸에 살 권리(옵션)만 있고 의무는 없다. 당신이 그곳을 사용하건 사용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다녀오건 당신의 자유다. 반면 원룸주인은 당신에게 방을 대여할 의무가 생긴다. 의무가 생긴 사람은 불확실성 월세의 상승, 금리정책 등에 훨씬 민감하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합리성 + (자연 또는 사회의) 비대칭성 = 옵션(선택권)

합리성:기준에 미달되는 것을 버리는 손실 
비대칭성:작은 손실이 결과적으로 큰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 

 
이처럼 선택권은 위험에 적게 노출되면서 이익을 극대화시킨다.
 
그러므로 옵션을 통해 불확실성을 이익으로 만드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나심 탈레브는 여기서 바벨전략을 추천한다. 
 
바벨전략은 우리가 운동할 때 드는 기구 바벨을 모티브로 만든 전략으로 양쪽 극단을 추구하며 중간을 무시하는 방법이다. 
 
무작위성을 돈(이익)으로 바꾸려면 틀렸을 때 잃는 돈(이익)보다 맞았을 때 얻는 돈(이익)이 더 크면 된다. 
 
그렇게 상승국면이 하강국면보다 많으려면 중간지점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하강국면을 줄여아한다. 

바벨전략의 가장 좋은 예시는 탈레스의 이야기다.
 
철학자 탈레스는 한 사람으로 부터 '부자가 되지 못했기에 철학자가 되었다.'는 조롱을 들었다. 그 뒤 탈레스는 부자가 되어야 겠다고 결심하고 올리브 풍년을  예측하여 올리브 압착기를 대량으로 사들였고 결국 부자가 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탈레스의 미래예지나 올리브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그가 지닌 옵션이다.
 
그가 '올리브 압착기의 권리(옵션)을 잠재적 이익에 비해 싸게 구매했다.' 가 핵심이다. 그는 꼭 이번이 아니라도 되었다. 다시 압착기를 팔 수도 있었고 풍작이 올 때 까지 더 기다릴 수도 있었다. 그는 언제나 선택권이 있었다.  

1. 중간추구: 자산의 50%를 그런저런 대상에 투자 
<결과> 
성공 시:50%의 이익으로 그런저런 이익 얻음 
실패 시:50%의 손실로 자산의 절반 상실

2. 극단추구(바벨전략):10%는 위험하지만 수익성이 높은 곳(예를 들면 10배)에 투자, 90%는 아주 안전한 대상에 투자 
<결과>
성공 시:100%+a의 거금 
실패 시:10%의 손실 90% 이상의 금액 보존 

하강국면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옵션 즉, 바벨전략을 따르면 주사위를 더 많이 던지면 던질수록 이익은 상승국면으로 수렴한다.

따라서 프래질 한 방법과는 다르게 안티프레질한 전략은 100번 중 몇 번만 맞더라고 크게 이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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