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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함을 이기는 부드러움의 힘<전쟁 천재들의 전술>

by 안테암블로 2024. 5. 19.

 
 
 
 
0. 들어가며

약한 것이 강(强) 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은(剛)것을 이긴다
-노자-

모든 전술에서 가장 간과되는 전술은 무엇일까? 그리고 일반적인 전략가와 전쟁천재들의 전술은 어떻게 다를까?
 
바로 '전략적 유연성 (flexibility)' 대한 이해에 있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상대방에 따라 대응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기존의 전략을 치밀하게 세웠다고 해도 현실에 맞추어 발 빠르게 수정하는 힘이다. 그러나 이것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기 고집대로 용병하여 파멸을 맞는다. 
 
이 점을 잘 이해했던 것이 알렉산드로스, 에드워드 3세, 한니발, 나르세스, 칭기스 칸, 에파미논다스, 나폴레옹 등이었다. 

그들은 한 가지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상대에 따라 전략, 전술을 계속 수정했기 때문에 예측불허했고 그래서 적에게 더욱 공포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실제 사례를 한 번 살펴보자 
 
1. 작전상 후퇴라는 유연성 
 
정면승부는 가장 멍청한 전략 중 하나다.

상대방보다 압도적으로 수가 많아도 다른 전술보다 많은 사상자들을 낼뿐더러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그러나 역사에서는 많은 장군들이 정면승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왜 그럴까?

바로 정면 승부에서 오는 명예로움과 압도적인 아군의 수에서 오는 사기에 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정면승부야말로 자만심의 발로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백년전쟁 중의 어느 날(1346년 8월)  프랑스에 침공한 에드워드 3세는 프랑스군이 중장기병(우리가 아는 그 기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보병대로 기병을 섬멸하는 작전을 세웠다. 
 

①프랑스군의 용병 돌격 , 영국군의 장궁대의 일제 사격

 

②용병이 분투하는 사이로 중장기병이 돌격한다 그러나 다시한번 장궁대의 일제사격에 당한다

 
프랑스군은 무려 15번이나 돌격을 감행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런데 프랑스군은 왜 이런 어리석은 돌진 공격을 감행했을까? 바로 중장기병의 돌격이 무적으로 정평이 나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임전무퇴( 기사도 규칙 5. 적 앞에서 후퇴하지 마라.)의 기사도 정신이 이들을 가망이 없는 싸움에 계속 나가도록 종용했다.

 

그러므로 장군에게는 다섯의 위기가 있다. 첫째, 필히 죽기만을 생각한다면 살해될 것이다.
-손자병법-

누구는 크레시 전투에서 사용된 영국군의 장궁이 기사의 갑옷을 뚫을 수 있었고, 제노아 용병의 석궁에 비해 거리가 길었기 때문으로 평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반만 맞는 이야기이다.

기병의 가장 큰 장점은 압도적인 공격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공격한 뒤 빠르게 빠지는 '히트 앤 런'에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전무퇴의 정신은 프랑스 기병의 가능성을 죽여놓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세계의 대부분을 지배한 몽골군의 사례는 기병운용의 진수를 보여준다. 

①몽골 기병 가벼운 전투 후 즉각 후퇴
② 본대를 유인하는 몽골군 과 매복해 있던 몽골군 분대의 등장

 

③몽골군은 기병으로 철저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3면 협공으로 전멸시킨다.

몽골기병은 명예나 기사도에 연연하지 않았기에 비번한 후퇴와 강습을 연계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화살촉에는 독을 묻히고 정면승부는 철저하게 피하며 화살비를 쏘아대어 괴멸시켰다. 명예로움과는 거리가 먼 오직 실용성과 살상에 중점을 둔 것이다. 
 
2. 적의 공격을 흘리다.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예는 과감한 후퇴만은 아니다. 적의 공격을 부드럽게 흘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적이 막강하면 막강할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용병에 고정된 방법이 없으며 물은 고정된 형상을 갖지 않는다. 적의 변화에 맞춰 능숙하게 승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신(神)이라 부른다.
-손자병법-



 
 
이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알렉산드로스와 한니발이다. 고대에는 동물을 전투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말이 있고 다른 하나가 코끼리다.

오늘날의 중전차에 해당하는 코끼리는 전장에 투입되는 것만으로도 적군 진영을 붕괴시킬 수 있었다. 인간이 만들어낸 최초의 거대병기인 셈이다. 수백 마리의 코끼리가 전진하면 지축이 흔들리고 말들은 달아났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달랐다.

그가 인도를 침공하였을 때 포루스 왕은 보병 5만, 기병 4천, 전차 1천에 코끼리 130마리로 맞섰다. 시속 30km라는 엄청난 속도로 130마리의 코끼리가 횡열로 돌진하는 장면은 거대한 산이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알렉산드로스는 처음부터 정면승부 할  생각을 버렸다. 
 

ⓛ밀집된 보병들이 사선진을 이뤄 원거리 무기로 코끼리를 공격하여 시간을 번다
②숨어있던 좌익의 코에누스의 기병대는 적 기병이 떠난 틈을 타 적 우익 전차대 후방공격
③적을 분쇄한 후 앞뒤로 측면 후면 공격으로 섬멸

그 대신 보병이 최대한 코끼리 부대를 버티고 코에누스 장군이 후방 기습을 하는 방법을 통해 이겼다. 이는 강력한 코끼리 부대를 맞서 정예병을 통해 상대하기보다는 우회기동을 통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공격하는 피실격허를 잘 보여주는 사레다.  
 
두 번째는 칸나이 전투에서 한니발의 활약이다. 트레시메노 전투에서 참패한 로마군은 미증유의 대동원령을 내렸다. 때는 겨울이었고 한니발의 공격이 멈춘 틈을 타 로마는 각지에서 8만이라는 대군을 모았다. 

로마군은 레기온은 짜 압도적인 병력의 우세로 한니발을 누르려고 하였다. 로마는 5만의 보병을 3만으로 나누어 포진했다. 당대에는 진형이 무너지는 쪽이 전쟁에서 졌다. 그러나 한니발은 이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역이용하기로 했다. 바로 사선진이다.
 

ⓛ 기병끼리의 투척전
②강력한 켈트기병(좌익)에 의해 로마군 우익 분쇄 누마디아인 기병(우익)에 의해 로마군 좌익 분쇄 양 기병은 보병의 뒤에서 협공을 시작한다.

사선진의 진정한 힘은 적의 힘을 흘리듯이 받는 데 있다.

대부분의 적의 중심전력은 중앙에 있고 그 중앙부를 상대하여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좌 우익에 더 힘을 실어 날개로 감싸듯이 적을 포위한다. 로마군의 장기인 레기온과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흘리듯이 받아내어 피해를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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