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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왜 기형적인가? <조지 소로스 투자 특강>

by 안테암블로 2023. 10. 8.

0. 들어가며
 
조지 소로스는 투자자로서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그는 전설적 투자자인 워런버핏과 같은 년도 같은 월에 태어났지만 그의 투자방법과 투자방식은 버핏과도 상당히 다르다. 그의 내력을 보면 가치투자를 하기보다 시스템의 약점에 투자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수식어가 영란은행을 무너뜨린 남자, 환투기꾼, 투자의 악마 등이다. 
또한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여성들과의 스캔들도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에게 배울 점이 있는 것은 그의 능력 때문이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헤지펀드사를 운용했으며 세계적 금융위기를 여러 차례 예측하기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존 경제학에서 오류를 발견해 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한 작가는 그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며 그를 평가했다. 

소로스는 운을 다루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항상 지극히 개방적인 마음자세를 유지했으며, 조금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견해를 바꿨다.
그는 항상 자신이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인정했는데
바로  그 이유로 대단히 강력한 존재였다. 
-니콜라스 탈렙-

그의 가장 큰 능력은 바로 개방적 태도와 자신이 틀릴 수 있다고 늘 인정하는 마음자세였다. 이것이 그가 수많은 실수로부터 빠르게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었다. 필자는 책에서 그의 철학 부분만 가져와서 논하고자 한다. 
 
1. 경제학은 실용적인가?
 
이런 이야기가 있다. 무인도에 물리학자와 화학자 경제학자가 조난을 당했다.
그러던 중 바다의 파도를 타고 수프 캔 하나가 떠밀려왔다. 그런데 켄은 구식이라 딸 수 있는 그립이 달려있지 않았다. 
세 학자는 이 캔을 따는 방법에 대해서 논의했다.
먼저 물리학자가 말했다.
 
"돌멩이로 쳐서 캔을 땁시다."
 
그러자 화학자가 반대하며 말했다.
 
"그런 방법을 쓰면 내용물이 더러워질 수도 있어요, 불로 가열해서 스스로 열리게 합시다."
 
그렇게 두 학자가 자신의 방법이 맞다고 티격대격 했다. 그러더니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경제학자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경제 학자는 캔을 들고 한참 고심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기 병따개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결국 경제학자는 그날 밤 수프를 먹었다고 '가정' 하고 자야만 했다. 
 
이건 우스갯소리 중 일부이지만 안타깝게도 경제학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 담겨있다. 경제학은 가장 현실성이 없는 학문 중에 하나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예측을 해도 늘 금융시장에는 거품이 일어나고 위기도 일어난다. 
경제학자들이 내놓는 예방책도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또한 미지수에 가깝다. 
 
왜 이렇게 맞지 않는지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경제학은 모든 인간이 합리적이라고 가정하고 이론을 전개하는데, 현실에는 합리적인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조지 소로스는 다른 원인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말한다.
 
"자연과학을 다루는 방법으로 사회과학을 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이다." 
 
나아가 그는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분리할 것을 주문한다. 그의 강연에는 왜 그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래서 어떻게 여러 번의 금융위기와 거품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과정이 담겨있다. 
 
 
2. 인간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조지 소로스는 두 개의 꿈을 꾸었다. 하나는 철학자로서 다른 하나는 투자자로서 이다.
 
비록 그는 철학자로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의 철학은 투자를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서술한다. 
그는 철학을 이용하여 다른 투자자들과는 다른 '독자적 사고의 틀'을 개발해 내었다. 
 
바로 오류성재귀성이다. 
 
이 오류성과 재귀성은 왜 사람들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지, 금융시장에서 거품이 발생하고 위기가 발생하는지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먼저, 오류성이란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은 항상 부분적 왜곡적일 수밖에 없고 그런 관점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재귀성은 이러한 오류 때문에 생기는 결과들이다. 
 
그러나 재귀성은 이해를 위해 더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우선, 조지 소로스는 생각의 기능을 두 가지로 봤다. 
 
바로, 인지기능조작기능이다. 인지기능세상을 이해하는 기능이고 조작기능현실을 바꾸고 개선하는 기능이다. 
그런데 이 인지기능과 조작기능은 서로 방해하기 때문에 우리가 세상을 불확실하게 인지한다.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을 통해 객관적 현실을 완전히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조작기능을 통해 현실에 100% 영향을 끼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요컨대 인간의 인지와 행동 모두 결과를 반드시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왜 조지소로스가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우리의 대부분의 학문이 이 조작기능을 무시한 채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리스시대부터 르네상스를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들은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지기능을 방해하는 조작기능을 무시했다. 자연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인간이 자연을 파악하는 능력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인간이 자연에 영향을 미치는 조작 기능은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다. 
 
생각해 보라 당신이 나뭇잎을 관찰(인지)하는데 마침 누군가 나뭇잎을 밟고 지나간다면(조작) 연구를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조작기능)은 제거하고 자연과의 인과관계에만 집중하여 과학(자연과학, 물리학 등)을 발전시켜 나갔다. 우리가 '지식'이라 부르는 것들은 바로 이 인지기능의 산물이다. (EX: 날씨가 흐리면-인지, 비가 온다.-결과)
 
그러나 인간사는 다르다. 
 
인간사는 이전에 했던 인지기능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사는 인간이 현실 그 자체를 왜곡(조작)시키고 바꾸기 때문이다. 인간의 손(조작기능)에 의해서 현실이 급변하기 때문에 '검증'하기도 '증명'하기도 어렵다.
 
뿐만 아니다. 사건의 흐름 자체가 인간의 인식에 미치는 변화도 있다. 우리는 주식이 가치가 올랐다고 생각해서 주식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가격이 올랐다고 주식을 사는 경우도 있다. 혹은 주위 사람들이 갑자기 은행으로 달려가면 나도 은행으로 달려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것이 바로 재귀성의 원리다.

 
사람들의 생각이 사건을 만들지만 사건이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이게 인간사의 기본적인 원리다. 
 
3. 경제학은 왜 비현실적인가?
 
그런데도 경제학은 단순히 인지기능만을 사용하여 인간사를 예측하고 설계하려고 하기 때문에 갖가지 오류를 만들어낸다.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마치 자연과학처럼 불변하는 객관적 진실이 있다는 상태가 실존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하여 조작기능을 제거하고, 재귀적 가능성을 무시한 채로 연구를 진행한다. 

그래서 그들은 주체들의 동기와 영향에 대해서만 연구할 뿐 경제가 생각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정작 금융위기나 거품에 대해서 온갖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예방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조지 소로스는 경제학이 자연과학의 방법(인식기능을 이용한 지식의 축적)을 사용해서는 안되며 사회과학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방법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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