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황제가 직접 전하는 제왕학 <키루스의 교육>

by 안테암블로 2023. 8. 13.

0. 들어가며 

키루스 2세
어떠한 제도가 실행되느냐 보다
어떠한 인물이 지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크세노폰-

 
 
저자 크세노폰이 살던 그리스는 펠레포네소스 전쟁 이후 빈곤이 만연했고 이전 아테네의 문화는 쇠퇴되고 있었다. 

그는 많은 민주정, 참주정, 왕정, 과두정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는 어떠한 제도 그 자체보다는 제도를 다스리고 이끄는 인물이  더 중요하다고 믿게 되었다.

그는 혼란한 그리스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시대를 구원할 이상적인 리더를 제시했고 그 대상이 바로 페르시아의 황제인 키루스 대제였다. 
 
<키루스의 교육>은 인류 최초의 황제 페르시아의 키루스를 통해 크세노폰이 재구성한 역사소설이다.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전기라는 형식을 빌려 정의를 실현하는 법,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는 법,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내는 법, 인재를 얻는 법, 절제하는 법, 지속가능한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놀랍도록 현대적인 면이 돋보이는 이 책은 2400년 동안 알렉산더 대왕에서 부터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드러커까지 수많은 인물들에게 리더십의 고전으로 극찬받아왔다. 
 
(필자는 이 책의 원문을 가져오고 설명하거나 덧붙이는 방법으로 글을 전개하려고 한다.)
 
 1.절제 

사람들이 눈앞의 즐거움을 자제하는 것은
영원히 즐거움을 누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자제를 통해
나중에 더 많은 즐거움을 누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키루스-

 

어느 날 키루스의 외할아버지 메이다의 왕 아스티아게스는 사랑스러운 외손자 키루스를 위해 온갖 맛있는 반찬과 고기를 키루스 앞에 놓아주었다.

그러자 키루스가 물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음식을 일일이 맛보셔야 하니 식사하실 때마다 힘드시겠어요 "

이에 아스티아게스가 반문했다.

"왜 그렇게 말하는 것이냐?"

키루스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식사라는 것은 배를 부르게 하는 것이 목적인데, 페르시아인은 빵과 고기만 사용해 메디아인보다 훨씬 더 간단하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그 목적에 도달합니다.

반면, 메디아인은 페르시아인과 동일한 지점을 향해 달리면서도, 꼬불꼬불한 길을 오르락내리락 수없이 반복한 후에야 페르시아인이 이미 오래전 도착해 있는 곳에 도달합니다."

대답을 들은 아스티아게스가 말했다.

"애야, 네 생각이 그렇다면 튼튼한 몸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고기라도 배불리 먹거라."

 그렇게 말한 후에 자기 앞에 놓인 많은 양의 고기를 키루스 앞에 잔뜩 가져다 놓았다. 
키루스는 많은 양의 고기를 보고는 물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고기를 제가 원하는 대로 사용하라고 주신 것이죠?"

"그렇다."

그러자 키루스는 고기를 집어들어 거기 있던 외할아버지의 시종들에게 나누어주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자신과 어머니에게 대해 준 것에 감사인사를 전하며 자기 몫의 고기를 전부 나누어 주었다. 

어릴 적 키루스는 페르시아인의 문화에 따라 절제하는 법을 몸에 익혔다. 이 절제가 훗날 페르시아가 제국이 되고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페르시아의 병사들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타국을 정복하고도 재산에 눈이 멀어 약탈하지 않았고 평소 굶주림을 견디는 훈련을 했기 때문에 음식을 적게 먹고 긴 거리를 행군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배가 나올정도로 먹는 것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겼고 많은 음식이 생기면 시종과 주변 이웃들에게 나누어주어 그들의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피정복민 조차 페르시아인의 절제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자신들의 재산을 빼앗는 것이 아닌 국가에 맡겨두는 것이라 여겼다.

그들은 속으로 생각하길 "사리사욕을 채우지도 않고, 음식도 적게 먹는 페르시아인들이 우리들의 재산을 빼돌려서 어디에 쓰겠는가?" 하고 생각했다. 
 
적국의 사람들은 이들에게 뇌물이 통하지 않는것을 깨달았기에 처음부터  뇌물을 바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키루스 생애동안 정의롭고 공정한 치세를 할 수 있었다. 
 
2. 책임

 

저는 통치자는 편안하게 살아간다는 것에서
신민들과 달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미리 내다보고
힘들고 어려운 일들에
누구보다 앞장선다는 점에서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키루스-

 

키루스의 아버지 캄비세스는 키루스가 처음 사령관으로 임명받아 전쟁에 나설 때 그의 곁에 다가와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캄비세스가 말했다. 

"하지만 아들아, 어떤 경우에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무적인 일들과 싸워야 할 대가 종종 있다. 예컨대 군대가 보급품을 제대로 보급받지 못하면 한 번에 통치권을 무너진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

키루스가 대답했다. 

"네, 아버지. 하지만 외삼촌은 아무리 수많은 지원군이 온다고 해도 보급품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

캄비세스가 물었다. 

"그러니까 아들아, 너는 키악사레스에게 있는 자금을 믿고서 출병하고 있는 것이냐?"

키루스가 대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캄비세스가 물었다. 

"그렇다면 키악사레스에게 있는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느냐?"

키루스가 대답했다.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이런 경우에 보급품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에 대해 생각해 두신 것이 있다면,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캄비세스가 말했다. 

"아들아 너의 군대를 위한 보급품을 마련하는데 어떤 방안이 있느냐고 묻는 것이냐?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보다 그런 방안을 더 잘 생각해 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키루스아버지 캄비세스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조언해 주었다. 바로 '책임'이었다. 

리더가 스스로 책임을 지고 의무를 수행할 때야말로 사람들이 지도자를 믿고 따른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이후로부터 키루스는 약속을 할 때는 오른손을 들어 신에게 맹세를 한 후 맹세한 일에 대해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수행했다
 
그리고 수행해내지 못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당사자에 에 사과하고 그에 걸맞은 보상을 했다. 이런 책임감 있는 행동은 전쟁에서 사람들의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 내었다.

키루스가 모든 행동, 말에 책임을 졌기 때문에 키루스가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빼돌리거나 약속을 어기지 않는 인물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그들은 키루스가 약속만 한다면 반드시 일을 이루어 내어 보답했다.

페르시아 군뿐 아니라 적군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오른손을 들어 "항복하면 해치지 않겠다."라고 맹세하면 적들은  저항을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성문을 열고 키루스를 맞이했으며, 적국의 사람들이 키루스가 합당한 보상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앞다투어 달려와 정보를 바쳤기 때문에 적의 실정을 눈앞에 두듯이 파악했다.   

키루스의 두터운 신의 덕분에 페르시아 군은 최소한의 전투로 피해 없이 주변국가를 정복할 수 있었다. 
 
 
3. 솔선수범 
 

키루스는 내달리는 가운데 외쳤다. 
"누가 따르겠는가? 누가 용맹한 자인가? 누가 가장 먼저 적을 쓰러트리겠는가?"
키루스의 외침을 들은 장병 들은 이 말을 똑같이 외쳤고,
"누가 따르겠는가? 누가 용맹한 자인가"라는 외침은 적군에 울려 퍼졌다. 
-키루스의 아르메니아 원정中-

 

전군이 대형을 갖추는 동안, 키루스는 검소하고 꾸밈없는 페르시아식 복장으로 키악사레스에게 나아갔다.

키악사레스는 키루스가 아주 신속하게 와준 것에 기뻐했지만, 키루스가 평범하고 검소하게 옷을 입은 것을 보고는 화가 나서 말했다. 

"이게 뭔가, 키루스? 어쩌자고 인도인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려 하는 것인가? 나는 네가 가장 눈부신 모습으로 와주기를 바랐다.

내 조카인 네가 최대한 위엄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나의 체면을 세워주기 때문이지."

그 말에 키루스가 대답했다. 

"제가 자주색 옷으로 화려하게 차려입고 팔찌를 차고 목걸이를 걸치고서 오느라고 외삼촌의 명령에 느릿느릿 복종하는 것이 지금 이렇게 많은 정예군을 이끌고 급히 데려옴으로써 외삼촌의 명령에 복종한 것보다 외삼촌의 체면을 더 세워드리는 것이라고 보십니까?

저는 외삼촌의 명령을 온 힘을 다해 수행하느라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외삼촌께 복종하라고 모범을 보인 것입니다. " 

키악사레스는 키루스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키루스는 전쟁 전에는 병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장비를 받을 때 스스로 솔선수범하여 시범을 보였고 부하들은 그를 따라서 입거나 행동했다.

  전쟁 중에는 병사들이 대형을 갖추면 항상 자신이 선두에 서서 구보를 했다. 
지휘관들은 키루스의 이러한 모습에 영향을 받아 각자 자신들도 선봉에 서서 이끌었기 때문에 전군의 사기는 드높았고 적들은 도망하느라 바빴다. 
 
키루스는 전쟁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솔선수범을 했는데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어 강제로 일하게 만드는 것보다 좋게 말하고 좋게 대해 스스로 일하게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는 곤경에 처했을 때 배신하지 않는 사람은 적이 아니라 친구라고 굳게 믿었다. 
그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심지어 적에게도)에게 이렇게 신의와 우정으로 대했기 때문에  귀족부터 노예에 이르기까지 키루스를 아버지라 불렀다. 
 
4. 공정함 
 

여러분이 내게 준 것은 내가 기쁘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전리품은 우리 중에서 누구보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합니다. 
-키루스- 
식사를 끝내고 술을 마실 때 히스타스파스가 키루스에게 물었다.

"키루스시여, 제가 당신에게 알고 싶은 것을 여쭈어도 괜찮겠습니까?"

키루스가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당신이 내게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도 입을 다물고 있다면 도리어 나는 화가 날 것입니다."

히스파타스가 물었다. 

"왜 당신은 크리산타스를 저보다 더 영예로운 자리에 앉게 하라는 명령서를 하달하셨습니까?"

키루스가 물었다. 

"내가 사실을 말해도 화내지 않을 것입니까?"

히스파타스가 대답했다. 

"당신이 저를 부당하게 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도리어 저는 기쁠 것입니다." 

"첫째, 그는 내가 부르기도 전에 내 의도를 알고 와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지시한 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합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생각을 내게 조언해 줍니다. 게다가  내가 말하길 망설여지는 것이 있을 때 그가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가서 말해줍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미 자신의 재산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면서도, 어떻게 내 재산을 더 늘려 저를 이롭게 할지 늘 궁리합니다. "

그러자 히스타파스가 말했다. 

"저는 제가 이 질문을 당신께 드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키루스가 물었다.

"그것이 무슨 말씀입니까?"

"앞으로는 저도 당신이 하는 것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키루스는 일을 처리할 때는 매우 공정하고 정의롭게 처리했다. 자기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기 전과 상벌을 줄 때 그렇게 결정한 이유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상세하게 설명한 후 늘 이렇게 덧붙였다. 

"혹시 제 의견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더 나은 의견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는 공정한 판결을 위해 하나의 의견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거의 모든 의견을 들은 뒤에 결정했다. 
 

전쟁 중에는 보급품을 차별 없이 똑같이 나누었으며 전리품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되는 자에게 주었다. 
또한 자신의 전공에 비해 상을 적게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자기 앞에 나와서 그 이유를 설명하게 했다. 

그리고 그런 경우에 아주 기뻐하며 합당한 상을 내렸기에 지휘관과 병사들 중 불만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5. 베풂
 

 

내게 달라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여러분에게 어떤 것이라고 베푸는데 목말라 있기 때문입니다. 
-키루스-
한 번은 크로이소스가 키루스에게 그렇게 많은 황금을 나누어주다가 가난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키루스는 물었다. 

"당신이 충고한 대로 제가 받은 황금을 모아두었다면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까?"

그가 아주 큰 금액을 제시하자 키루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가장 신임하는 사람을 히스파타스와 함께 보내십시오 그리고 내가 어떤 일을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전하십시오 그리고 어느정도 내어줄 수 있는지 적어 밀봉해 가져오십시오."

그리고 봉투들을 시종이 가져왔을 때, 히스파타스파스가 말했다. 

"키루스 왕이시여, 폐하께서는 이제 저를 부자로 대하셔야 합니다. 폐하의 서신 덕분에 저는 이렇게 부자가 되었습니다." 

크로이소스가 그 금액을 계산해 보니 앞서 키루스가 황금을 모아두었을 때 보물창고에 있을 금액의 돈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키루스가 말했다. 

"크로이소스 내게도 보물창고가 있다는 것을 아시겠습니까? 당신은 내게 이 재물들을 모아놓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충고했지만, 그렇게 했다면 나는 사람들을 고용해 그 재물을 지켜야 했을 것이고, 그 재물들 때문에 미움과 질투를 받았을 것입니다.

반면 내가 나의 친구들을 부자로 만들어 준다면, 나는 그들이 나의 보물창고가 되어줄 뿐 아니라 그들은 내가 고용해야 할 사람들보다도 더 믿을만한 사람들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키루스의 베풂은 한때 적군이었던 피정복자들도 감탄하게 만들었다.

피정복 된 귀족이나 신민들이 스스로 전리품과 딸을 보내왔을 때 키루스는 
"마음은 받겠습니다만 따님은 다시 데려가십시오. 그리고, 제게 주려던 전리품은 따님의 사위가 될 사람에게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키루스의 인품에 대해 들은 적군들은 상황이 불리해지면 스스로 키루스에게로 달려왔고. 자신의 재산이 보호받을 것이라 여기는 많은 이들이 재산을 들고 군대에 자원해 왔다. 

그는 노년이 되어서도 그러했는데 식탁에 차려진 산해진미를 조금만 먹고 나머지는 친구들과 하인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그는 깜짝 놀란 신하에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전쟁을 지휘하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베푸는데 더 큰 기쁨을 느낍니다. 장군일 때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반면, 사람들에게 베풀 때는 좋은 일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