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이다.
-손자병법-
0.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초한지>로 많이 알려진 초나라와 한나라의 대결에서 가장 인기 많은 인물은 바로 '패왕' 항우이다.
항우는 무적무패의 기록을 가진 승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우는 워낙 전쟁을 잘해 그가 몰던 군대는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승리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런 항우도 생에 한번 졌을 때가 있었는데 바로 그의 최후였다. 그는 유방의 계략에 의해 그는 해하라는 지방에서 포위되고 말았다.
그는 포위망을 뚫기 직전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병사들에게 말했다.
내가 팔년동안 70번을 싸워서 여태껏 패배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위기에 처했으니 이는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지 내가 싸움을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항우본기>-
그리고는 포위망을 뚫고 빠져나가 만신창이 가 된 몸으로 강에 이르렀다. 그는 강을 넘어서 군사를 모아 새롭게 싸울 수 있었지만 강에서 그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데 내가 무엇 때문에 강을 건너겠는가?
그렇게 말하고 자살해버렸다.
여기서 중국의 운명이 갈렸다. 항우는 많은 전투에서 이겼지만 결국 지고 말았고, 유방은 항우에게 이겨본 적이 없지만 결국 이겼다. 이 이야기는 분명하게 말해준다. 많은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어떨까?
현대사회는 우리에게 그 누구보다 많은 경쟁자를 쓰러트려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아니다.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링크드인, 에이비엔비 등 수많은 성공적인 대기업의 초기 투자자인 피터 틸은 경쟁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고 이야기하며, 이 책 <제로 투 원>에서 자신의 관점을 서술한다.
1. 경쟁은 아무런 이익이 없다.
자본주의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쟁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이윤을 증폭시킨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진실일까?
실제로 자세히 살펴보면 경쟁은 아무런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표적으로, 경제학은 이 세상을 완전경쟁 시장으로 가정하는데 이는 생산자와 수요자가 완전한 균형이 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 시장은 어떤 상태를 말할까?
<완전경쟁시장>
- 만든 사람이 가격을 결정하지 못한다.
- 차별화 되지 않는 똑같은 제품을 판매한다.
- 수익성이 남아있다면 다른 기업이 시장에 들어와 공급량을 늘려 시장에는 이윤이 남지 않게 된다.
이런 완전경쟁의 시장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윤은 점점 더 적어지고 수익은 점점 감소하여 그 누구도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경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장에서는 아무도 부의 원천을 창조하지 않고 모방과, 복제, 그리고 무한한 생산만 존재한다.
이런 완전경쟁시장에서는 모든 것이 제로섬 게임(뺏고 뺏기는)이 되어 이익을 얻는 방법은 상대방을 죽이는 것뿐이다.
갈수록 더 적어진 자원을 둘러싸고 더 치밀하고 잔인하게 행동해야만이 성공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서 승리한 경우에도 비극은 계속된다. 오늘의 승리자는 내일의 경쟁자를 상대해야 한다. 이 싸움은 마지막 자원 한 조각이 고갈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이런 사회와 시장에서는 창조적 지성을 발휘하고 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생산을 위해 꿈을 포기하게 만들고 타협하게 한다.
경제학자들이 좋아하는 완전경쟁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은 가장 많이 포기한 사람을 뜻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개인의 미래 뿐 아니라 사회의 미래 또한 없다.
그렇다면 경쟁없이도 이익을 만드는 방법이 있을까?
2. 왜 독점인가?
이에 대해 저자인 피터 틸은 경쟁 없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스스로 창조적 독점기업이 되어라고 이야기 한다. 그가 말하는 창조적 독점기업은 스스로 혁신을 주도하고 다른 기업이나 사람이 따라오지 못하는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을 말한다.
그는 이러한 독점기업이 있어야만 세상이 진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피터 틸은 진보를 두 가지 종류로 소개한다. 바로 수평적 진보와 수직적 진보이다.
예를 들어 타자기라는 물건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타자기를 생산하는데 경쟁을 하여 한번에 100개의 타자기를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이것이 수평적 진보이다. 반면 수직적 진보는 타자기를 디지털화 하여 워드프로세서라는 인터넷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수직적 진보이다
수평적 진보의 끝은 명백한 비극이다. 타자기를 더 많이 빠르게 생산할수록 과도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타자기의 가격은 낮아진다. 종래에는 타자기를 파는 것 자체가 손해인 지경에 이른다. 이는 사회와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많은 생산은 자원의 고갈을 촉진시키며 환경파괴는 가속화된다.
반면 수직적 진보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환경에 대한 피해를 낮추며 끊임없는 발전을 촉구한다.
자신이 세우거나 다니는 독점기업이 된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제품과 영향력에 더 힘을 쏟기 마련이고 매일 반복되는 생존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이는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 기업에게도 이롭다. 소비자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선택권이 늘어나고 기업은 매일의 이윤을 추구하면서 싸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럴까?
위 사진에는 시가총액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기업과 해당 기업의 주력제품이 순서대로 나와있다.
지금껏 사회나 교육에서 우리에게 가르친 대로 완전경쟁시장의 이론이 맞다면 가장 성공한 기업은 가장 치열한 경쟁을 거친 기업이어야 한다.
또한, 적어도 1위에서 5위까지의 기업은 같은 제품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10개 기업은 모두 다른 제품을 판다. 심지어 그들은 서로 경쟁하지 않고 각자의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왜 그런걸까?
바로 완전경쟁시장과 반대되는 독점기업만의 특징 때문이다.
<독점기업의 특징>
- 만든 사람이 가격을 결정한다.
- 이윤극대화 방향으로 수량과 물건을 생산한다.
- 차별화된 제품개발에 열중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 새로운 제품으로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준다.
이 기업들의 역사를 보면 똑같은 공통점을 지녔다. 우선 그들은 충분히 큰 시장(=핫한 트렌드)이 아니라 남들이 보지 못하는 소규모시장을 점거하며 시작하기 때문에 경쟁을 할 필요도 없다. 독점적 기업은 다른 기업과의 경쟁을 최소화한다.
그래서 자신의 역량을 자사의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아마존, 페이스북(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것의 존재를 모를 때 시작했다.
https://youtube.com/shorts/-cIXfh9cwac?feature=share
https://www.youtube.com/watch?v=IrF3CB0vlv0
이처럼 독점기업이 되면 진보에 끌려가는 기업이 아니라 진보의 원동력이 된다.
3. 독점기업에 대한 오해
위와 같은 장점에도 사람들이 독점기업을 싫어하는 이유는 '독점시장의 폐해'라고 규정하는 여기는 갖가지 오해 때문이다.
대표적인 첫 번째 오해는 독점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면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정해진 가격으로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없으니 단가가 낮아질 일은 없을 것이며, 독점기업이 가격을 올렸을 때 그 가격을 소비자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독점기업이 존재하여 시장을 장악한다고 하더라도 곧 새로운 독점기업이 나타난다.
특별한 사연이 없는 한,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유선 전화기를 사러 매장에 가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유선 전화기 시장이 시장을 독점한다고 해서 스마트폰의 가격이 내려가거나 올라가지 않는다. 또 스마트폰의 사용자가 많아지면 유선 전화기의 수요가 낮아지기 때문에 가격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오해는 독점기업이 존재하면 혁신이 막힌다고 생각하는 오해이다.
이 생각도 사실이 아니다.
독점기업이 많아질수록 혁신은 더 가속한다. 사람들은 기존의 기업들이 기술에 대한 저작권을 꽉 쥐고 있으며 시장과 마케팅도 점유한 상태라서 스타트업들은 발도 못 내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혁신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스닥의 역사를 한번 보자
마이크로소프트(인터넷)→구글(검색엔진)→애플(모바일 기기)→페이스북(커뮤니티 서비스)으로 이어진다.
이 기업들은 다른 기업의 혁신위에서 다른 혁신을 이루어내었다. 시장에 독점기업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은 다른 기업의 독점 위에서도 혁신이 이것이 가능하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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