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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원은 무엇일까? <엔드 오브 타임>

by 안테암블로 2022. 7. 31.

글쓴이: 브라이언 그린
옮긴이: 박병철
출판사: 와이즈 베리

0.들어가며


생에 한번쯤 우리 인간은 스스로의 기원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어떻게 이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을까?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우리가 이 땅위,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책 <엔드 오브 타임>은 브라이언 그린이라는 물리학자이자 교수의 식견에서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그래서, 삶에 관해 실존적인 고민을 해본 사람이거나 혹은 삶이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읽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인간의 위대한 능력은 바로'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믿고있다.

그것이 다른 종과의 가장 큰 차별점을 가져다 주고 세계라는 것을 품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다.

블레즈 파스칼은 이러한 인간의 능력을 하나의 시처럼 남겼다.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것, 갈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는 생각하는 갈대다."

그를 으스러뜨리는 데 전 우주가 무장할 필요는 없다.
그를 죽이는데 한 줌의 증기, 한 방울의 물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만약, 우주가 그를 으스러뜨린다 해도,
그는 여전히 그를 살해한 것보다 고귀하리라"

-블레즈 파스칼-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이고, 시간으로 보면 아침의 햇살보다도 빠르게 사라진다.

블레즈 파스칼에 따르면 '우주는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인간의 사고력은 자기보다 큰 존재인 우주를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믿는 많은 인간들이 지구에 존재하는 수천년동안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며 노력했다.

이 책은 세대를 거친 인간들의 노력을 브라이언 그린의 쉬운 설명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풀어내었다.

(필자 또한 그림을 같이 첨부하여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1.죽음과 인간

죽음, 그 사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지금껏 지구 역사상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두렵고 차가운 현실 앞에서 인간들은 후대에 사후세계를 가르치고 또는, 영원에 대해서 가르치면서 불멸을 꿈꿔왔다.

지난 100여년간의 과학발전으로

우리는

'인간만이
아니라 하늘의 별과 블랙홀, 은하
심지어 우주 자체도 죽어버린다.'

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지금으로 부터 약 수십억년 전에 인간은 마치 내던져지듯이 우주의 한 변두리에서 태어났다.

그 후, 수십 수백년을 거쳐 인지능력을 가지게 된 인간은 많은것을 인지하게끔 진화를 거듭했지만, 이 인간이라는 종이 지닌 무엇보다 특출한 능력은 자기자신(자아 인식self-awareness)에 대한 인지였다.

자기 라는 존재를 인식한 인간은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었다.

'어떻게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 원자 소용돌이(인간)는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가?"


그러나 그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는것은 유일하게 생각하는 존재인 인간, 자기자신밖에 없었다.

2.혼돈속의 질서


엔트로피란 즉, '무질서도' 복잡한 정도를 나타낸다. 이 엔트로피는 작게는 내가 마시는 커피의 동그랗고 오목한 공간에서, 넓게는 은하계와 우주전체에 작용한다.

우리는 공을 던질 때 그것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라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가 딛고 있는 땅, 즉 지구의 중력이 작용하여 공을 자신에게로 당기기 때문이다.

현대과학으로 투수가 공을 던졌을때 불어오는 바람과 투수의 힘, 그리고 작용과 반작용등을 모두 계산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아이작 뉴턴의 전통 과학적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뉴턴의 발견은 대단하지만 전통 과학적 관점에서 공을 이루는 수십억x수십억개의 분자로 이루어진 공의 움직임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래서, 전통 과학은 위에서 열거한 세부 사항( 바람과 투수의 힘, 그리고 작용과 반작용)들을 모두 무시한 채 공을 하나의 동그랗고 거대한 입자로 가정하여 계산했다.

그런데,19세기에 이르러 증기기관이 등장하기 시작하자 이전에는 다룰일이 없었던 기체들의 입자를 고려해야했다.

과거에는 공 하나가 수십억x수십억개의 분자를 다루었다면 19세기에서는 수조개x수조개의 입자를 다루어야한 것이다.

이에' 사디 카르노'는 1824년에 <불의 원동력에 관한 고찰>에서 열과 에너지와 일을 다루는 열역학을 서술했다.

바로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엔트로피는 입자의 수가 적을때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입자의 수가 충분히 많을때는 예측할 수 있다.

마치 우리가 폭포가 흐르는 것을 보고 물방울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알 수는 없지만 폭포라는 거대한 흐름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엔트로피또한 그렇게 관찰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 엔트로피에 크게 두가지 특징이 있음을 알아내었는데

1법칙 에너지보존 법칙 : 물리적 과정 후 에너지 보존상태는 처음의 에너지 상태와 같다.

2법칙 엔트로피 증가법칙: 시간이 지날수록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바로 2법칙으로써 우주는 (뿐만 아니라 인간과 모든 생명체와 생명이아닌 것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무질서'가 증가하게 된다.
(물론 이 법칙이 절대적인것이 아니라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희소한 경우라서 예외로 친다.)

쉽게 예를 들면 우리가 뜨겁게 달군 후라이펜에 손을 대는경우를 상상해 보자. 아마 손은 화상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왜 화상을 입게 되었는가? 과거의 과학자들은 후라이펜의 열이 손으로 흐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칼로리calore'라는 물질이 뜨거운 물체(후라이펜)에서 비교적 차가운 물체(손)으로 옮겨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물질에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다른 의견이 제시되었다.
바로 열이 흐르는게 아니라 열의 움직임이 전해진것이라는 것이다.

프라이펜에 열을 가하면 구성하는 분자들이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격렬한 움직임이 손을 구성하는 분자에 영향을 끼쳐 손을 구성하는 분자의 움직임이 격렬해진다.

이것을 통해 뜨거운 프라이펜의 '무질서함(엔트로피)'은 손을 구성하는 분자를 무질서하게 만들고 그것이 신체조직을 망가뜨리며 '화상'의 형태로 나타난다.

즉, 우리손이 프라이펜에 의해서 '분자들의 작은 교통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여기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이런 의문을 제시할 수 있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했는데...시간이 지나면 결국 손의 온도는 내려가고 손의 화상은 없어지잖아...그러면 엔트로피는 감소한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 경우에도 2법칙은 위배되지 않는다. (즉,엔트로피는 증가한다) 후라이펜은 열이 식고 손도 다시 본래의 예쁜 모습으로 돌아갈지도 모르지만

남은 엔트로피증가량은 당신의 손에서 우주로 흩어져
결국

'이 세상(총 엔트로피)'의 엔트로피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한겨울에 뜨거운 기계가 돌아가는 문이 닫힌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관찰하면 추운 겨울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구슬땀을 흘려가며 일을한다.

그분들이 겨울에도 더운 이유는 기계에서 생긴 열이 창고안을 가득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기계가 발산하는 열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한 사람이 더워서 창문을 열더라도 그 열기는 공기중에 흩어져 대기에 머무른다.

이처럼 생명체와 비생명체가 발산하는 엔트로피가 우주라는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창고를 채운다.

결국, 인간이나 증기기관이 날마다 엔트로피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붕괴하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고 작용하는이유를 알 수 있다.

생명이나 기계들이 스스로 엔트로피를 배출함으로써 파괴되지 않고 그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만약 엔트로피를 배출할 수 없다면 우리는 너무 많이 쏴서 과열되어 파괴된 총신(총의 발사구 부분)처럼 부서져 버릴 것이다.

3.기원

140억년 전우주는 초고온-초고밀도의 작은 덩어리 안에서 응축되어 있다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면 탄생했다.

그 폭발로 인해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했고 생명체가 탄생했다. 그 뒤 40억년만에 인간으로 진화되었다.

우리는 이 최초의 폭발을
'빅뱅'이라고 부른다.

우주는 빅뱅의 '밀어내는 중력'이 발생하여 팽창하기 시작했고 온도가 점점 내려가고 생명체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밀어내는 중력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도록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밀어내는 중력에 대해서 생소할텐데 우리는 당기는 중력만 경험해보았기 때문이다.

밀어내는 중력이 발생하는 조건은 10억x10억x10억분의 1미터 공간(인플라톤 장)에 우주연료가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으면 밀어내는 중력이 작용한다.

이처럼 빅뱅은 아주 희박한 확률로 인플라톤 장 안의

우주연료

'무질서한 상태'(고 엔트로피)에서 우연히 '질서정연한 상태'(저 엔트로피) 상태로 가면서'

인플라톤장의 우주연료가 균일하게 분포되게 되어 그 여파로 밀어내는 중력이 발생하여 빅뱅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 후, 이 인플라톤장이 확장하다 터지면서 그 안의 입자안개가 우주공간에 퍼지게 되고 양성자, 중성자,전자, 암흑물질이 우주공간에 가득차게 되었다.

그러나, 들은 비교적 질서정연한 저 엔트로피 구조물이다.

그렇다면 시시각각 이런 무질서함이 증가하는 우주에서 어떻게 별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엔트로피가 저엔트로피 상태에서 고엔트로피로 가는것은 자연의 법칙이지만 그것에는 과속방지턱이 있다.

어떤 저엔트로피는 고엔트로피가 되기 위해서 특별한 입장권을 지녀야한다.

바로 '중력'과 '핵력'이라는 입장권 말이다.

중력은 자연에 존재하는 힘들중에 가장 약한 힘으로써 간과되기 쉽지만 가장 중요한 힘들중 하나이다.

중력은 기본적으로 물체를 잡아당기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공기중에 떠 있는 기체분자를 잡아당겨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반대로 이미, 중심부에 있는 분자들은 안쪽으로 더 빨려들어가기 시작한다.<상황 1>
결과 바깥으로 달아나는 분자들은 점점도망치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한다.
반대로 이미, 중심부에 있는 분자들은 안쪽으로 더 빨려들어가기 시작한다. <상황 2>


따라서 어떤 분자는 온도가 높고 뜨거운 중심부를 향해가고 어떤 분자는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고 차가운 바깥쪽을 배회하게 된다.

그래서 열이 중심부에서 외부로 흘러나감과 동시에 변두리는 점점 차가워지는 '겉(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의 상태에 도달한다.

이것이 임계점을 넘어 뜨거워지고 중력이 증가하면 '핵융합(nuclear fusion)'이 일어난다.
이와 동시에 수축이 멈추게 되고 그것을 우리는 '별' 이라고 부른다.

생명 원자단위로 분해했을때 탄소(C), 수소(H), 산소(O), 질소(N), 인(P), 황(S)이 가장 많이 나온다.

이 기본재료를 만드는 방법은 매우 쉬운데 앞서 언급한 양성자, 중성자, 전자를 뭉치게 만들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잘 뭉쳐지지 않을것이다.

그것이 뭉치려면 높은 열과 압력이 필요하다.

현재시점에서는 불가능 하지만
빅뱅 직후에는 이들이 뭉칠 수 있는 열과 압력이 충분했다. 빅뱅 직후 90초 후에 아주 초기의 원자들이 나타났다.

수소,헬륨,중수소,헬륨-3,리튬이 바로 그것이다. 그 후 무거운 원소들은 별의 내부에서 생겨났다.

<태양의 20배 질량의 별을 가정하여 원소가 만들어진 시간>

800만년 헬륨
100만년 탄소,수소
1000년 나트륨, 네온
6개월 마그네슘
1달 황, 실리콘
10일

이 만들어진 후 별은 자체중력으로 수축하기 시작한다. 붕괴가 시작된 것이다.

붕괴가 시작된 별은 내파되는 물질이 중심에 충격파를 가하게 되면서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생성했다.

태양은 45억살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태양의 선배인 항성(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은 자체중력으로 인해서 블랙홀이 되거나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온 우주에 원소들을 흩뿌리며 죽었다.

선배항성들의 초신성폭발로 인한 여파로 무거운 원소들이 모여 밀도가 높아졌고 그 원소들이 수축과 회전을 반복하며 원반 모양이 되었다.

그 후 핵융합반응이 일어나 지금의 태양이 된 것이다.



회전원판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튀어나온 파편들은 토성, 천왕성, 혜왕성등의 가스행성이 되었고
튀어나온 물질중 단단한 물질들은 수성,금성, 지구, 화성이 되었다.

, 태양이 행성들을 낳은 것이다. 그렇다면 하늘의 달은 누구의 자식일까? 바로 지구의 외동딸이 달이다.

지구가 5천만년~1억살의 나이일때 화성만한 크기의 행성인 '테이아Theia'가 충돌하였다.

테이아는 지구의 지각을 증발시키고 엄청난 충격을 발생시키며 부서졌다. 이때 생긴 거대한 먼지구름이 바로 훗날 달이 되었다.

이제 인간과 생명체들이 사는 모든 재료가 갖추어졌다. 그리고 그 생명체들을 만드는 원자들와 입자들의 기원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이제 우리는 이 원자와 분자들을 조립하여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만든것이 과연 인간일까?


(이후의 내용은 대부분 가설로써 가장 정설에 가깝다고 여겨지고 있는 가설들과 가설에 대한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4.생명과 마음


마음 기원은 무엇일까? 아니 애초에 마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것은 아주 오랬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있어왔던 물음이었다.

어떤 사람은 마음이란 없으며 입자의 작용이 만들어낸 허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마음과 뿐만 아니라 영혼도 존재하여 우리가 죽으면 그 마음이나 영혼이 영원불멸의 나라나 땅에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참으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원자 공간 뿐이다."
-데모크리토스-

지금껏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밣혀낸 바에 따르면 원자나 분자는 사고능력이 없다.

그렇다면 마음 또는 영혼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슬픔과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영화 <공각기동대>에서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는 본의 아니게 뇌와 척수를 제외한 신체의 대부분이 기계로 대체되게 된다.

그녀는 평소에 자신품고있던 고민에 대해서 내밀히 타인에게 말한다.

"사실 내 진짜 몸은 옛날에 죽었고 지금의 나는 '나는 쿠사나기 모토코다'라고 생각하는 의체(사이보그 바디, 즉 껍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어"

-쿠사나기 모토코<공각기동대>-

입자와 원자를 갖추어서 용량에 맞게 잘 배합하면 과연 인간이 만들어질까?

그리고 그것은 과연 마음을 지니고 있을까?

미국의 철학자 프랭크 젝슨'메리이야기'를 통해서 이 간극을 풀어내려고했다.

먼 옛날, 메리라는 소녀가 있었는데 이 소녀는 불운하게도 색맹이었다.

그녀는 용감하게도 자신의 색맹을 극복하고자 하였고 백방으로 의사들을 찾아가 보았지만 그들로 부터 '고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병을 스스로 고치겠다고 마음먹고 공부를 하여 결국 생물학, 인지과학,신경과학의 분야의 정점에 이르렀고 심지어 두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영향과 작용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스스로 치료법을 만들어낸 메리는 치료를 받았고 마침내 메리의 붕대를 푸는 날이 다가왔다.

메리의 앞에는 새빨갛고 화사하게 핀 장미꽃 다발이 있었다.

과연 메리는 놀라고 기뻐했을까?

아니면, 모든 작용을 이해한 나머지 그녀는 장미꽃 앞에서 시큰둥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 미결로 남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결국 마음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입자가 특정한 배열을 이루어서 '나'나 '당신'
이라는 생명체의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4.영원

불멸의 욕구는 죽음의 운명을 짊어진 인간이 가진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욕구다.

만약 영원 불멸이 존재한다면 인간은 몸을 구성하는 입자가 흩어져도 안심과 위안을 얻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허무한 것이 아니고 잠시 흩어지거나 아니면 천상의 나라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원이란 과연 어디서 부터 왔을까? 영원의 실존 여부와 별개로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사실은
영원의 기원은 입으로 구전되는 이야기에서 나왔다고 여겨진다.

현존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인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가 있다.

바빌로니아의 영웅이자 왕인 길가메시는, 절친인 엔키두의 죽음을 슬퍼하며 몸에 벌래가 나올때 까지 안고 있다가 어느 순간, 죽지않게되는 '불사'를 얻고자 결심한다.

"그렇다하여 슬퍼해서도, 절망해서도, 의기소침해서도 안 된다.

너는 이것이 인간이 갖고 있는 고난의 길임을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

너는 이것이 너의 탯줄이 잘려진 순간부터 품고 있었던 일임을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


-김산해의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2부에서-

길가메시 서사시 말고도 인간은 다양한 신화를 세상에 만들어서 죽음을 극복하고 영원으로 가려는 시도를 했다.

그런서사들이 모여서 인간은
'종교'만들어냈다.

종교에 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는 유독 많다. 종교가 가진 부정적 측면도 분명이 존재한다.

그러나, 종교가 인류 전체의 생존률을 높혀주고 행복감을 줄 뿐더러 도덕적 효과를 준다는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적다.

보이어는 인간이 수행하는 '추론시스템 inference system' 으로 인간의 신경학적 특성인 '사냥''번식' '친화력'을 말했다.

이런 추론시스템과 인간의 종교가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생존에 유리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뭉치는 것이다. 사회를 만들고 국가를 만드는 것이 인간의 생존확률 뿐만 아니라 사냥과 번식, 친화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준다.

그러나 수렵채집이 일상인 고대에서 사람이 모이기는 쉽지 않았다.


초기의 사람들은 자기의 친족 (즉,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여동생, 남동생)만 구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 이외의 부족은 죽이거나 마찰을 피하거나 약탈을 하는 경우 밖에 없었다.

옛날 신화나 영웅전 혹은 원주민들의 인사가 "나는......자손이고 ....의 아들이오 당신은 누구요?"라고 하는 이야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중에서 하나라도 겹치면 죽이지 말아겠다" 라는 다소 정치적 목적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교가 등장하면 어떻게 될까?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 형제들을 낳고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로는.....(중략)....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더라"
-마태복음 1장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대하여>-

종교의 출현으로 집단의 구성원은 단순한 혈열관계를 넘어서 종교집단의 구성원을 자신의 친족으로 대하게 된다.

그렇다면

종교가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의 원주민들끼리 전쟁을 하게되면 누가 더 승리할 가능성이 높을까?

높은 확률로 종교가 있는 집단이 우위를 점한다. 종교라는 개념을 통해서 씨족사회보다 더 많은 구성원을 수용할 수 있을 뿐더러 그중 종교에 깊게 심취한 이들은 죽음을 불사하고 적진에 돌진하거나 적을 따돌릴 미끼를 자처하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옛날에 누군가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치는 일은 매우 쉬웠다. 그저 야밤에 자신의 그룹구성원 중 한명을 죽인 뒤 금품을 챙겨 그곳을 유유히 떠나면 아무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종교가 생긴 뒤 각 개인의 내면에 '신' 이라는 내면의 감시자를 두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낮아졌다.

미국의 심리학자 제시 베링은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어려운 과제와 규칙을 주고 한 그룹에게
"너희를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결과는 "저는 그런거 믿지 않아요" 라고 말한 아이들조차 비교집단에 비해 규칙을 충실히 지켰다. 종교를 통해서 친사회적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종교가 말하는 대로 우리인간들은 영원에 도달할 수 있을까?

현재 인류는
이 질문에 대해서 대답을 하지못하거나 각기각색의 의견을 내고 있다.

5.종말

 

빅뱅후 10(102제곱)년 을 물리학자들은 "시간의 끝end of time"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 당신과 내가 서 있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과 나는 잠깐동안의 섬광이 번쩍이다 사라지고 오직 암흑만이 가득한 공간에 떠 있다.

하늘의 별들도 우리가 서 있었던 땅도 모두 사라진 공간 속이다.

그러나 별로 걱정할 것은 없다. 이미 당신이라는 존재도 사라져서 더 이상 '생각'을 할 수 있는 입자들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우주는 팽창을 계속하던 어느 시점에 수축하기 시작하고(빅 크런치big crunch) 공간과 시간이 일그러진다.

여기서,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가설에 의하면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폴 스타인하트와 닐 투록은 빅 크런치 이후 다시 모여 압축되어

다시금 '빅뱅'이 일어나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러한 '순환 우주론'은 여러 관측데이터를 성공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인플레이션 우주론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올랐다.

아직은 사실인지 모르지만 중력파를 관찰하는 기술이 발전된다면 어떤 가설이 옳은지 판명날 것으로 전망된다.

6.끝마치며


비록 인간의 지식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부족하여 지금은 우주전체를 속속들이 다 알수 없을지 모르지만, 앞서 말했듯 인간은 현재까지 관측된 바로는 우주를 인식하고 생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생명체이다.

아직 밣혀지지 않은 인간과 우주에 대한 많은 비밀이 숨겨진 보물섬처럼 우리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기도, 또는 두렵게 만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억겹의 세월을 돌아보아 우리의 자라온 모습을 살펴봅시다. 사리와 조금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던 처절한 발버둥이 보이지 않습니까? 살아남으려고 이 모양에서 저 모양으로의 변신에 혼신의 힘을 쏟지 않았습니까? "

-H.G웰스 <미래의 발견> 네이처 1902년-

그렇기에 인간은 자기 자신과 인간의 가능성에 대하여 마땅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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