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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의 기술>

by 안테암블로 2023. 3. 5.

0. 논리는 최고의 무기 
 

항복하지 않으면 80만 대군으로 고려를 쓸어버릴 것이다.

 
편지가 도착하자 고려의 왕궁에 폭풍이 몰아쳤다. 중국에서 막강한 신흥강자로 떠오른 거란족(요나라)의 대장군 소손녕이 고려에게 경고한 것이었다.
 
"제가 거란의 대장군을 만나고 오겠습니다."
 
모두가 거란의 위협으로 공포에 질린 가운데 단 한 명만이 두려움에 떨지 않고 왕의 앞에 나와서 간언했다.

바로 '서희'였다.

고려 왕에게 외교협상 책임자로 발탁된 서희는 그 길로 압록강으로 갔다. 서희가 도착한 적진에는 소손녕이 이끄는 80만 대군의 무시무시한 기세가 전해졌다. 서희는 그들이 고려를 공격한다면 과연 뿌리조차 남지 않을 것이 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서희가 소손녕의 막사에 도달하자 위엄있는 표정으로 소손녕이 나지막이 압박했다. 
 
"내가 당신보다 귀한데 당신은 내게 절을 하지 않는 것인가?" 
 
서희는 기세에 지지않고 말했다.
 
"절이란 신하가 임금에게 하는 것인데, 지금은 두 나라 대신이 만나는 상황이 아니오?" 
 
다행히 소손녕은 지금은 이 건방진 고려의 사신을 우선 용서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서희와 소손녕은 눈짓으로 탁자를 가리켰다. 서희가 준비된 자리에 앉았다. 
 
'내 혀에 고려의 운명이 달렸다.'
 
서희는 속으로 생각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협상이 시작되었다. 

알다시피 이 협상의 결과는  고려의 승리였다.

서희의 담판 이후 소손녕은 군대를 물리는 것뿐만 아니라 압록강 일대의 여진족을 몰아주었다. 결과적으로 서희의 활약으로 고려는 여진족의 침입을 몰아냈을 뿐만 아니라 강동 6주를 거저 얻을  수 있었다. 
 
서희는 어떻게 그저 말 만으로 80만 대군을 물리치고 땅을 얻을 수 있었을까? 
 
바로 서희의 일목요연한 논리의 전개에 있었다. 
 
1.논리의 쓸모 

어떤 학과 어떤 학문을 배우거나 또는 예술이나 기술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심지어 말단 회사원이라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 있다.

바로 논리적으로 표현하기다. 아닌것 같은가? 어떤 제품을 만들거나 작품을 만들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발표를 할때 그것을 논리적으로 표현해야만한다.
 
하지만 학교를 다닐 때에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사람은 거의 없다. 학교나 공공기관에 치는 시험의 대부분이 읽고 그대로 재현하는 위주의 시험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준비를 하고 지식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의 마지막 순간에 논리적 표현력이 부족해서 망쳐버린다. 
 
반면에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익힌 사람들은 비록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풀어나가며 불시에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일목요연하게 대답한다.

따라서 실제 능력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렇기에 저명한 학자들이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사고하는 기술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메타 기술)'이라 부르며 강조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 <논리의 기술>은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저로 사람들이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체계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며,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알려준다.
(필자는 본 서의 360페이지의 내용을 최대한 압축하고 단순하게 만들어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내일 당장 쓸 수 있도록 재구축했다.)
 
2. 논리를 위한 4단계 

논리적 표현이 필요할까?

논리는 언어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논리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말들이 잘 정돈되어 있으며  남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그러면 논리적 표현법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바로 글쓰기다.역사적으로 글쓰기는 이 논리력을 키우는 가장 탁월한 도구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우리는 논리는 고사하고 글쓰기도 배워 본적이 없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저자 바바라 민토는 이 글쓰기를 쉽게 할 수 있는 순서와 방법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니 누구나 아래의 양식에 맞춰서 쓴다면 논리 정연한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다. 
 
자 이제 시작해 보자 
 
1. 그냥 쓰기 
 
글을 실제로 써보기 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자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 보다는 마음이 가는 부분부터 우선 써 내려가 본다.

처음부터 시작해도 좋고 중간부터 혹은 끝에서부터 시작해도 좋다. 이 첫 번째 작업이 끝났다면  당신에게는 논리적 연관성이 부족한 엉망인,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문서 하나가 완성된다.  
 
2. 그루핑 
 
이제 방금 써 내려간 글을 보면서 공통된 포인트를 찾아서 그루핑(묶기)을 해 본다. 이때 그루핑에는 서로 논리적인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테니스와 테니스공은 연결될 수 있지만 테니스는 바나나와 연결될 수는 없다.)
아래의 예시는 아내가 남편에게 시장을 봐달라고 부탁한 목록이다. 그 목록을 그루핑하면 아래와 같다. 

 
이때 문장 혹은 단어간 서로 중복되거나 빠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다. 
  
3.도식화 
 
그룹핑이 끝났다면 이제 이것을 잘 정돈된 하나의 표로 만든다. (A4용지를 추천한다.)

이제 A4용지를 한 장 꺼내서 아래와 같이 따라 한다. 
 
1. 네모난 상자 그리기 
가장 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 혹은 아래의 개별적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을 적고 모른다면 비위 둔다. 

2. 질문을 결정한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나머지 빈칸을 채운다. 누구를 대상으로 글을 쓰고 있으며, 이 글이 독자의 어떤 질문에 답변하길 바라는가? 

3. 답변을 적는다. 
답변을 알고 있다면 쓰고 답변은 모른다면 비워둔다. 

4. 전개를 기술한다. 
독자가 당신의 답에 동의를 한 후에 무엇을 물어볼지 생각해 본다. 
 
과정이 끝나면 다음과 같은 표가 완성된다. 

쓰지 못한 부분은 쓰다 보면 채워진다. 만약 생각이 나지 않으면 그곳에 논리적 허점이 있다는 뜻이므로 궁리해 가며 다른 것으로 채워본다.  
 
4. 글쓰기 
 
이제 마지막 단계인 글쓰기만 남았다. 이 과정은 매우 쉽다. 지금껏 쓴 표를 문장으로 나열하면 된다. 
 
위의 내용을 문장으로 써 보면 아래와 같다. 

오늘 내가 시장에서 사야 할 것은 과일과 채소이다. 
과일은 포도, 사과, 바나나이고 채소는 파, 오이, 콩나물이다.
과일 가격은 포도 4000원, 사과 2000원, 바나나 4000원이며 
채소 가격은 파 1600원, 오이 1200원, 콩나물 1000원이다. 

어떤가? 쉽지 않은가? 긴 문장이든 짧은 단어이든 표로 만들면 논리적 인과관계와 허점을 금방 포착해 내어 무작정 고치는 것보다 시간을 더 아낄 수 있다. 
 
3. 더욱 고급지게 쓰기 

위의 방법에서 좀 더 고급지게 쓰려면 한 가지만 추가하면 된다. 바로 독자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도입부다. 

사람들은 베스트셀러나 연애소설만큼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싶지 않는다. 따라서 전하고자 하는 글에 관련된 사건으로부터 시작하는 편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도입부를 쓰려면 표의 가장 윗자리에 S, C, Q, A를 달면 된다. SCQA는 각각 S(상황), C(전개), Q(질문), A(답변)이다. 
 
어떤 상황이 설정되고, 그 안에서 전개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질문이 생기고, 그 질문에 답변을 하는 형태이다.  

방법은 아래와 같다. 
 

이 표를 그대로 글로 쓰면 아래처럼 된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 아내가 샐러드를 만들어야 하니 시장을 봐오라고 시켰다.
나는 아내에게서 13800원을 받았다. 아내가 말하길 내가 시장에서 사야 할 것은 과일과 채소이며 가격은 각각 
과일은 포도 4000원, 사과 2000원, 바나나 4000원, 채소는 파 1600원, 오이 1200원, 콩나물 1000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 방법으로 거의 모든 종류의 글(해결형, 대안형, 진행상황보고형 등)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이 가능하다. 

                                                                    <TQM기법의 적용>

S(상황)

TQM(전사적 품질경영)은 1980년대에 새로운 경영기법으로서 많은 기업들에게 크게 인기를 얻었다. TQM 제품과 서비스의 비용을 줄이고 품질을 향상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C(전개)

많은 대기업들은 어떤 형태로든 TQM을 도입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업계리더들은 아직까지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거나 증가시켜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Q(질문)
왜 그러한가? 업계 리더들은 무엇을 잘하고 있는가? 

A(답변)
업계리더들은 TQM기법에 벤치마킹과 활동기준원가관리법을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다. 

첫째로, 벤치마킹 기법을 적용해 서비스제공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측정하고 있다. 

둘째로, ABC기법을 적용해 제품과 서비스별로 실제 소요된 비용을 산출하고 있다.

셋째로, TQM기법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업차별화를 달성할 수 있는 프로세스에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4. 주의점

마지막으로 논리적 글쓰기를 할 때의 주의점 3가지이다. 
 
1. 결론은 쓰지 말자
전체적인 구조로 표에 맞게 글을 썼으면 결론을 굳이 쓸 필요는 없다. 글의 전체 부분에서 이미 독자의 질문에 분명하게 답을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론에서는..'을 덧붙인다면 같은 내용을 반복하게 돼서 독자는 지루해한다. 
 
2. 전문용어는 자제하자
논리적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독자들이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전문용어를 남발하면 본래의 목적에 위배된다. 
 
3. 글을 읽히는 게 아니라 보여야 한다.
독자가 최종적으로 글을 읽을 때 읽은 내용을 시각화하기 어렵다면 독자가 글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독자가 글을 읽을 때 머릿속으로  명확한 표로 떠올릴 수 있을때까지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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