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가와니시 사토시
그림: 엔모 다케 나와
옮김:복창교
출판사: 경영 아카이브
0.들어가며
이기적인 본성은 인간이 모두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역사가 증명했다.
어째서 공산주의는 살아남지 못하고 자본주의가 남았을까?
유럽의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공산주의가 퇴보하고 자본주의가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큰 케이크를 불공정하게 나눠먹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은 케이크를 똑같이 나눠먹는 것이다. 그런데 전자가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 더 잘 맞았나 보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의 형태를 띤다. 한 명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 명은 분명히 잃게 되어있다.
그러니 '돈'을 두고서 수많은 국가들이 전쟁을 일으키고 서로를 죽여대었다.
지금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누구에게서 빼앗을지 고민한다.
사람은 천연자원을 얻기 위해서 자연을 개간하고 환경을 파괴한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아랫사람에게 최대한 임금을 적게 주려고 한다.
국가와 국가의 분쟁, 시장에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갈등이 나타났다.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풍족한 삶을 대가로 서로에게 빼앗아야 하는 거대한 투기장을 주었다.
그러나 이 방법이 과연 최선일까? 뺏고 빼앗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일까?
이때 게임이론은 기존의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윈윈 상태(상호 이익이 되는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다.
게임이론은 이해가 대립되는 사람끼리의 관계나 흥정을 분석하는 틀이며 개인 간의 대립을 하나의 게임으로 여기고 새로운 제3의 선택지를 찾도록 도와준다.
게임이론은 3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 플레이어
- 전략
- 이익
플레이어는 각 이익 당사자들을 의미한다. 전략은 해탕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그리고 이익은 그 전략을 실행한 경우 얻게 되는 이익을 나타낸다.
1.죄수의 딜레마
그렇다면 어떻게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그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어는 도시의 골목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있었던 두 명의 용의자를 특정하고 구속했다. 경찰이 주변인의 증언을 통합해 본 결과, 그 둘은 공범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는 상태여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한 학자가 나타나서 제안한다.
"제 말대로 하시면 둘 다 구속시킬 수 있을 겁니다."
경찰은 그 학자의 조언에 귀가 솔깃했다. 그리고 학자가 하라는 대로 각 용의자를 격리시킨 뒤 각각 다른 방에서 동시에 취조를 하게 했다.
각 방에는 조사를 담당하는 형사가 들어갔다. 그리고는 형사들은 두 용의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봐 한 가지 알려주지! 네가 동료보다 먼저 자백만 한다면 범행으로 볼 때 본래 6년을 살아야 하지만, 특별히 선처를 해서 3년만 살게 해 줄 수도 있어..."
과연 이 용의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위 상황을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최고의 상황은 당연히 둘 다 침묵을 지키는 것이다.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둘 다 입을 지킨다면 무혐의로 풀려날 수도 있고 두 사람 모두 형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용의자들의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내가 침묵한다고 동료도 그렇게 할까?'
혹시 동료가 먼저 자백을 하고 내가 침묵을 지킨다면 나는 그대로 6년을 살고 동료는 3년을 살게 될 것이다.
반대로 내가 먼저 자백을 하고 동료가 침묵을 한다면 나는 3년만 살겠지만 동료는 6년을 살게 된다.
이제 이 문제는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협력할 것인가? 아니면 배신할 것인가?
그러나 아마 당사자는 자백을 선택할 것이다. 그것이 A와 B 모두에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각 방은 정보가 차단되어 어떤 논의가 불가능하고, 내가 만약 자백을 한다면 동료는 어찌 되었든 6년형을 피할 수 있다.
반대로 동료 또한 똑같이 생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결국 자백을 하는 것이 당사자들에게 최선의 선택지가 된다.
그러나 이 '최선의 선택'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서로 침묵을 하면 석방됨에도 불구하고 서로 자백을 해서 6년형을 살게 된다 이렇듯 죄수의 딜레마는 타인을 희생시켜서 자신이 이익을 보는 구조이다.
이렇게 이기적인 선택(최선의 선택)을 하면 생기는 상태 즉, 상대의 전략에 대한 최적의 전략 상태를 '내시 균형'이라고 하며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많은 상황에서 우리는 변형된 형태의 죄수의 딜레마를 마주한다.
서로에게 이기적이게 행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라 여겨지는 선택을 하는 경우, 사실 전체가 손해를 보는 경우이다.
인근 가게끼리 손님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 인하 경쟁을 하다가 동반 도산을 하는 경우가 적절한 예시다.
그러면 어떻게 이 죄수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을까?
다행히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우리는 위 당사자들처럼 고립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다. 위 용의자들이 최대의 이익을 누리는 상태 '석방'을 하기 위해서는 두 죄수가 침묵을 지키기로 사전에 협의만 한다면 가능하다.
이처럼 많은 경우에 이익 당사자끼리 합의하는 경우가 더 큰 이익을 보는 때가 있다.
그러니 게임이론으로 조감시점(멀리서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점)을 활성화해서 이기적인 관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제3의 선택지를 찾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2. 코디네이션 게임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으로부터 바로 얼마 전 이태원에서 무려 150여 명의 사람들이 압사로 인해서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다. 나는 아직도 압사당하는 사람들의 비명이 잊히지 않는다.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며칠간 귓가에서 맴돌았다. 이 참상이 있고 난 후, 몇몇 사람들은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의심을 품기도 했다. 정부의 통제력이 부족하다는 여론도 나왔다.
사실이야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몇몇 사람들은 왜 정부가 개입하는 경우에 예방이 가능했을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의문을 해결하기 전에
이때 오히려 반대로 나는 물어보고 싶다.
왜 사람들은 평소에 충돌하지 않을까?
A와 B서로 왼쪽으로 A와 B가 서로 오른쪽으로 간다면 해결되지만 단순히 이렇듯 단순히 이익표 만으로 어느 것을 선택할지 특정할 순 없다. 표로 나타내면 위와 같은데 두 노란색 그룹 중 하나의 그룹만 일치해도 문제는 없지만 문제는 한명이 오른쪽으로 갔을 때 다른 한명이 왼쪽으로 가면 부딪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에 부딪치지 않는다.
바로 우측통행으로 가는 것으로 합의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는 앞선 죄수의 딜레마를 벗어나는 방법처럼 사전 협의를 통해서 약속으로 만들어놓았다.
그렇기에 정부기관은 사전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장소에 코디네이션 게임을 응용하여 사고를 예방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축제기간이나 수능 기간 혹은 명절에 교통경찰이 단속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사회적 합의를 지켜야만 원활하게 해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3. 시간적 시야
'한 수 앞을 읽어라'
카드게임이나 보드게임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단골 대사이다. 그러나 한 수 앞을 읽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대도 바보가 아닌 이상 한 수 앞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서 배웠듯이 한수 앞을 읽는 사람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대 죄수가 자백 혹은 침묵할 것을 읽고서 '최선의 선택(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았던가?
오히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조언은 이것이다.
'마지막 수를 읽어라'
어떤 경쟁상황에 빠졌을 때 마지막 수를 읽고 있다면 상황을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
가격 인하 경쟁을 하고 있는 두 기업을 한 번 살펴보자, 먼저 한 기업이 가격을 내려서 경쟁력을 갖추려고 한다.
이 선택은 단기적으로 볼 때는 경쟁업체보다 싸기 때문에 고객의 수가 단기적으로 상승하지만 뛰따라서 경쟁업체가 가격을 인하한다. 결과적으로 두 가게는 전체적으로 인하한 가격으로 판매하게 된다.
그러면 전체적인 이익이 줄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의 품질이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두 기업이 끝에서부터 생각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장기적으로 서로 좀 먹는 것을 알고 협력하지 않을까?
이렇듯 마지막부터 생각하는 방법을 '백워드 인덕션(역 귀납법)'이라고 부른다.
-역 귀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예시-
지지 않는 게임
- 주어진 동전은 10개
- 번갈아서 1~2개만 가져간다.
- 마지막 동전을 가져가는 사람이 진다.
게임의 끝에서 시작해 보자
최종 결과: 10번째 동전을 가져가는 사람이 진다. = 9번째 동전을 가져가는 사람이 이긴다.
Q. 내가 9번째 동전을 가져가려면?
=> 자신이 6번째 동전을 가져가고 상대방이 7번째 동전을 가져가면 이긴다.
Q. 내가 6번째 동전을 가져가려면?
=> 내가 3번째 동전을 가져가고 상대가 4번째 동전을 가져가면 된다.
Q. 내가 3번째 동전을 가져가려면?
=> 내가 2번째 순서로 게임을 시작하면 3번째 동전을 가져갈 수 있다.
결과, 두 번째로 시작하는 사람이 이긴다.
4.시간부정합성
선택을 할 때 우리는 시간부정합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행동을 한다고 해서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결과가 한참 후에나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라면을 먹으려고 물을 올린다고 물이 바로 끓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왜 바로 물이 끓지 않는데도 물을 올릴까? 우리는 10~15분 후 라면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바로 시간을 바라보는 시야의 차이다. 전자는 '단기적인 시야' 후자는 '장기적인 시야'라고 부를 수 있다.
장기적인 시야를 가진 사람은 단기적인 시야를 가진 사람과 행동이 다르다. 행동이 다르면 결과와 이익이 다르다.
일상생활에서 부하가 조는 모습을 발견한 직장상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에이 그냥 말해봤자 뭐하겠어, 관계만 껄끄러워질 텐데...."
단기적인 시야를 가진 직장상사는 부하와의 관계 유지를 해서 질책하지 않는 방향을 선택할 것이다.
장기적인 시야를 가진 직장상사라면 조는 부하를 질책해서 일을 하는 쪽으로 유도할 것이다.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면 협력을 통해 치안, 교육 경제 건강 등에서 바람직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
5. 총정리
이처럼 게임이론을 활용한 문제 해결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 선택지 늘리기
- 플레이어 늘리기
1. 선택지 늘리기
플레이어는 구상하는 전략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선택을 더 유연하게 할 수 있고, 이익의 결과값도 커진다.
2. 플레이어 늘리기
발굴되지 않은 잠재적 플레이어 찾는 방법도 문제 해결의 좋은 열쇠다.
예를 들어 육아 중인 여성이 직장에 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아이를 키우거나 보육기관에 맡긴다는 선택지가 있다.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보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기에는 아이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할 수 도 있고
혹은 보육기관에 보낼 돈이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자신은 낮부터 저녁까지 직장에서 근무해야 한다.
이때 플레이어를 늘리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육아 경력이 있는 여성을 고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면 보육기관에 아이를 보내지 않고도 곤란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6.게임이론의 문제점
사람은 늘 게임이론처럼 합리적 선택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은 감정에 지배받기 때문에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면 무조건 돈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면 해결되지만 우리 생각보다 훨씬 다면적인 동물이다.
매슬로의 5단계 욕구 모형에서 볼 수 있듯이 각 사람마다 욕구의 추구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때로는 비합리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부실기업들은 위와 같은 사항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인센티브만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람을 돈 만으로 설득할 수 있다고 믿으면 선택지가 줄어든다.
도벽을 바르는 봉사를 홍보할 때 '도벽 바르기 봉사'로 마케팅하면 모이지 않지만 '도벽바르기 체험'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홍보가 된다. 자아실현의 욕구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게임이론을 이용해서 더 높은 수준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당연히 플레이어들과의 대화와 협력 그리고 신뢰가 중요하다.
비즈니스는 제로섬 게임처럼 나와 상대방의 이익이 0이 되는 것이 아니고 나와 상대의 합이 +가 되는 포지티브섬 게임이다
현대처럼 고도로 분업화된 사회에서는 포지티브섬 게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즉, 경쟁은 늘 좋은 방법과 해결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귀를 열어두고 겸손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게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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