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제러미 러프킨
옮긴이:이희재
0.들어가며
MZ세대는 무엇일까? MZ세대의 용어 뜻을 보면
밀레니얼세대, Z세대의 합성어, 대한민국에서 1980년대 초~1990년대 초 출생한 에코세대+에코붐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왜 하필 오늘날 MZ세대가 그토록 주목을 받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MZ세대라는 표현에는 바로 기성세대들이 이 존재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현이 담겨있다.
분명히,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르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고, 뜻밖의 출현도 아니었다.
분명한 역사의 흐름이며, 과거 제러미 러프킨은 이런 새로운 세대에 대해서 분명하게 예측했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기성세대의 반응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의아했다. 제러미러프킨의 저서는 2001년 즉, 지금으로부터 무려 21년 전에 나왔고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체계화 되면서 유통되었다.
수 많은 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예측하고 발맞추어 시장을 획기적으로 변혁하며 구글, 유튜브, 팟캐스트등의 상품을 출시하며 순식간에 독점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SNS시대의 흐름을 어느정도 예측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유튜브나 아마존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고객에 대해서 미리 준비하고 발빠르게 움직였다.
권위적인 조직제도를 버리고 회사의 칸막이를 없애왔고 (픽사, 페이스북, 구글,마이크로소프트) 회사에 몇 가지의 규칙만 남기고 모두 없애버린(넷플리스)같은 대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MZ세대와 갈등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변화와 고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말에 다름이 아니다. MZ세대는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기 이전에 소비자이며 공급자이다.
"이해하지 못하겠네" 라는 말은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의 결말은 뻔하지 않는가?
데일 카네기는 '세상이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레몬은 씬 맛이 나지만 이상한 맛은 아니다. 독특한 맛일 뿐이다. MZ세대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우리는 제레미 러프킨의 <소유의 종말>이라는 명저를 통해서 MZ세대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MZ세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1.빌리는 시대
지금껏 시장경제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있었지만 현재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이전과 조금 다르다.
이제는 판매자와 소비자는 '공급자'와 '사용자'로 변했다. 더 이상 기업들은 판매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제는 대여가 주축이다.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유튜브는 제품을 더 이상 판매하지 않고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권한을 대여하고
그 대여료로 '구독비 '또는 '사용료'를 받는다. 즉, 이제는 사서쓰는 시대가 아니라 빌려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로 세계시총 100대기업들을 보면 유형자산의 비율보다 무형자산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1996년 때 부터 IBM은 전체 자산 707억 달러중 166억이 고정자산인데 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855억 달러중 고작 9억 3천만 달러만 고정자산이다. 심지어 고정자산이 적은데도 당시 IBM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더 높다는 점은 빌려쓰는 시대를 잘 나타낸다.
이것은 단순히 시대의 변화가 아니었다.
과거, 물리적 힘이 중요한 시대에는 땅과 토지 거대한 건축구조물이 자산의 측정기준이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형태가 없는 마음, 감정, 영혼의 상태를 측정하고 파악하는 것에 이르렀다. (빅데이터)
뿐만아니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현실과 사이버스페이스로 공간이 나뉘어 졌다. 지금도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빈곤국과 부유국의 차이는 이제 현실과 가상세계까지 가른다.
이런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지식,정보,경험,심지어는 환상까지 교환한다. 이런 교환물들은 실체가 없다.
과거에는 쇼핑을 하는 고객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아직 안 가진 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이제 고객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아직 체험하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라고,
뿐만아니다. 소유권 중심 시대의 상징인 '자동차'는 이제 임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임대차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어 최근에는 자동차대여 어플이 시장에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임대차 수요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렇게 빌리는 시대는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2.재산이 사라지다.
유형의 자산들에서 무형의 자산으로 가치의 중요성이 바뀌면서 사람들은 한가지 근본적인 고민에 빠져들었다.
바로,
'재산은 무엇인가?' 이다.
측정하기 힘들고, 가지지 않고 빌리며, 실체가 없는 시장(가상세계, 임대, 인터넷)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재산의 개념을 재고할 수 밖에 없었다.
맥퍼슨은 우리의 머릿속 소유개념 대부분은 17세기 18세기에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고대부터 재산은 농업 및 목축과 함께 발달했다. 사람들은 정착하고 사유재산을 가지면서 서로가 안전함을 누리고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다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도입되면서 사람들은 생산성을 최고의 목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신용시장이 생기고 사람들은 유, 무형화폐로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인간이 재산을 축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인간이 생존과 안정의 목적으로 재산을 축적한다면 부자는 왜 재산을 모으겠는가? 빌 게이츠는 숨만 쉬어도 돈이 생기는데 왜 길에 1달러떨어져 있다면 줍겠다고 말했겠는가?
이에 대해 헤겔은 인간은 재산을 통해서 자아를 표현한다고 말한다. 재산은 개인이 가진 고유한 것이고 자신의 인격을 잘 나타내는 수단이다.'무엇을 사느냐,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 가 자신을 나타낸다.
우리가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 그 사람의 방에 들어가면 그 사람의 관심사나 성격을 어느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이 이야기가 어렵다면, 우리나라의 사람들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교통시설이 발달되었는데도 왜 불필요한 자가용 보유률이 높은지를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즉,인간의 재산은 인격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자유의 표현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현대 인터넷이 발달하며 접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특히, 재산이 없는 MZ세대의 경우에는 소유권이 거의 없다. 집도, 차도, 사이버스페이스의 자산들도 전부 빌려서 사용한다.
과거 히브리 신화에서는 아담을 진흙으로 만듦으로써 대지와의 깊은 결속감은 나타내기도 할 만큼 우리의 소유물들과 우리는 깊은 곳에서 맣닿아 있다고 이야기 했지만,
현대는 모든것이 빠르게 변하면서 우리가 오늘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다음날 아침에는 모두 구닥다리가 되기 시작한다. 태초로 부터 있던 원초적인 재산과의 결속력은 점점 약해진다.
제러미 러프킨의 표현에 따르면,
'연결성과 상호성의 세계에서 실체를 가진 모든 것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나마 남아있던 인격의 표현인 예술은 과거에는 정신적 가치를 지향하고 자기표현과 자기실현의 수단이었지만 상업문화는 이것들은 인쇄술, 영화, 드라마등으로 상업화 시켰다. 러프킨의 표현에 따르면 이제 인간은 스스로 의미를 정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이제 모든 실체가 사라진 지금시대의 인간은 무엇으로 자기를 실현할 수 있을까?
제러미 러프킨은 이렇게 물질의 희소성을 극복한 사회에서는 비물질적 가치가 우위를 점하며 자기실현과 자기변신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재산'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
있다. 바로, <충만한 삶>에서 '배제되지 않는 권리'가 바로 개인의 자산이 된다.
그러니, 오늘날의 M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개인의 체험권을 소중히 여긴다.
생산성을 중시하는 기업과 MZ세대의 표면적인 갈등은 여기서 나타난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기성세대는 MZ세대의 생산성(유형 재산의 축적)을 원하고 MZ세대는 특수한 체험(무형 자산을 회득하고 누릴 권리)을 원한다.
그 대표적인 쟁점이 바로 '워라밸' 이라 불리는 일과 삶의 균형문제이다.
3.문화인가? 시장인가?
하지만 MZ와 기성세대의 갈등의 골은 한층 더 깊은 곳에 있다.
기성세대는 시장에 우선순위를 두는 반면 MZ세대는 문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런 MZ세대의 행동이 마땅히 비난받아야 하는 것일까?
제러미 러프킨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는 시장이 1부문, 정부가 2부문, 문화가 3 부문으로 되어있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 문화야 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결국, 시장과 정부는 모두 신뢰의 산물이며 그 신뢰의 바탕이 '문화' 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오늘날의 MZ세대가 누리고자 하는 내용 즉, 권력의 남용에 도전하고, 사회의 불만에 초점을 맞추며, 시민윤리와 민주주의 역량을 배양하고, 영적차원의 탐구와 피난처를 제공하며 친구를 만들고 자연의 기쁨등의 기능이 있다.
시장에 더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은 건강한 경제에서 강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고 믿는 반면
문화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은 강한 공동체가 건강한 경제를 만든다고 믿는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딜레마에서
제러미 러프킨의 이러한 주장은,우리를 MZ세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도록 권한다.
그는 상품화 되는 모든 것은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생산자는 문화를 가공하고 토막내어 상업영역에 판다고 여겼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단순히 경쟁력 있는 기술의 습득은 마차를 말 앞에두는 것처럼 본말전도의 현상이면서, 오직 노동력을 파는 기술을 배우는 것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 의식을 가진 균형잡힌 인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남에게 팔아먹을 수 있는 재산으로 치부하는 어른'을 양산한다고 말한다.
문화는 그 자체로 목적이며 자연에 대한 외경과 헌신 생명의 긍정이 내재가치의 핵심이다.
현재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놀이가 세계의 전면에 드러나고 사람들은 접속권을 통해 누구를 놀이에 참여 하고 베제할지 결정할 것이라는 그의 예언적 통찰은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MZ세대가 문화를 누리면서 노는 것이 도대체 문화를 생산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요?'
이에 대해 네덜란드의 역사가 요한 호이징가는 인간의 3가지 특징으로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도구를 생산하는 인간) 못지 않게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모든 문화가 놀이에서 파생되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는 충분한 인류사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세계문명을 바꾼 '바퀴'는 장난감에서 탄생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MZ세대의 출현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체적인 인류사에서는 노는 시간이 노동하는 시간보다 많았다. 중세의 달력을 보면 1년 가까히 노는 것이었다. 그런데 현재는 로봇과 정교한 산업기계의 등장했지만 일하는시간은 과거보다 몇 배는 많다.
한 작가는 '기계로 일이 더 쉬워졌는데 왜 일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는가?' 에 대하여 글로 쓰기도 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노동에서 인간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생산원가와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가장 영향력있는 고객인 상위 20%는 이제 단순히 재산을 쌓는데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놀이로 회귀하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새로운 시대의 주역은 상품을 생산하는 '근면'이 아니라 '창조' 이며 사업은 이제 일보다 유희에 가까워진다.
소비자는 '충만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특수한 생산물을 원하고 이제 부는 상상력과 창조력이라는 특수한 지적 자본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이제는 어떤 '제품'을 파느냐가 아니라 어떤 '놀이'를 파느냐가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4.끝마치며
'하늘아래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은 우리의 시대에 가장 적절한 조언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신기하게 여기고 돌연변이 처럼 여겼던 MZ세대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분명한 전조가 몇번 있었다.
그러나 의문을 가진 사람이 없었을 뿐이다.
기성세대가 가진 경험과 지혜는 단순한 지식으로는 얻어질 수 없다. 이는 MZ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며, MZ세대의 기술적 부분의 탁월함과 트랜드에 민감한 부분은 기성세대는 신체능력으로는 따라가기 힘들다.
'마케팅'이라는 단어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조직이란 '개인의 약점을 약화하고 강점을 강화하는 도구' 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이는 각자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로 이해하며 협력하라는 말이다.
오늘날에는 MZ세대와 기성세대의 서로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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