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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하기<싱크 어게인>

by 안테암블로 2022. 10. 2.

글쓴이: 애덤 그랜트
옮긴이:이경식

0.들어가며

1948년 8월 열다섯의 산림 소방대원이 맨굴치 산 정상에 낙하했다.

대장 '와그너 도지'와 소방대원들이 맡은 임무는 화염의 불길을 가두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후 5시 45분이 되었을 때 이미 불길이 9미터 가까이 치솟았고 화마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대원들은 도망가야만 했다.

소방대원들은 불길이 적은 쪽을 향해서 전력으로 달렸다.
8분동안 달렸지만 등 뒤에서는 불길이 소방대원들을 바짝 쫓아왔다.

그때, 대장 와그너가 돌연 멈춰섰다.

대원들은 대장이 갑자기 멈춰선 것을 보고는 뭔가 대책이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와그너는 품속을 뒤적이더니 성냥을 꺼냈다.
그러더니 놀랍게도 성냥에 불을 붙여서 풀밭에 던지는 것이 아닌가?

와그너가 성냥을 던진 풀밭은 순식간에 불이 번져나갔다.
불길 속에서 와그너가 대원들에게 외쳤다.

"이리로 와!, 이리로 오란 말이야!"

대원들은 대장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들은 대장을 두고 제 각기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그날, 15명의 대원들 중 12명이 사망했고 오직 3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바로, 신체능력이 뛰어난 2명의 대원과

미쳤다고 생각했던 대장 '와그너 도지'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와그너는 미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불을 피해서 도망가던 중에 갑자기 직관적으로 깨달았다.
바로 맞불을 놓아 미리 풀들을 태워서 안전공간을 만든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이전에 아무도 그런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고 당시에 도지는 심지어 그런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모두가 죽음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와그너는 '다시 생각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1.인식의 시대


문명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가치는 신체능력에서 지적능력으로 이동했다.

지식 다음에는 무엇이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까? 그것은 바로 '인식'(지각(知覺)·기억(記憶)·상상(想像)·구상(構想)·판단(判斷)·추리(推理)를 포함한 광의(廣義)의 지적(知的) 작용)이다. 이미 지식은 많은 빅데이터기술과 AI 기술이 개발되며 그 희소성을 잃고 있다. 요즘 대두되고 있는 통합형 인재는 기존의 지식을 연결하여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낸다.
더 이상 수동적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이 아닌,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더 큰 가치를 발휘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11년, 하루에 인간이 소비하는 정보는 25년 전에 비해서 다섯배로 늘었다. 1950년에는 의학계의 지식이 2배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의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정보는 더 빠르게, 많이 확보될 것이다.

날마다 늘어가는 정보량 속에서 인간은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빠르게 버리는 것에 능숙해 져야 한다.
즉, 이런 시대가 다가 올수록 '다시 생각하기'가 중요한 과제로 급부상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바로 인간의 자아(ego)가 이 과정을 힘겨워 한다는 것이다.

자아는 우리가 습득한 지식과 경험이 신념으로 결집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인간이 신념을 한번 가지게 되면 확증편향(믿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편향)이 점점 심해진다.
자신의 이념에 맞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더 잘 기억하게 된다.

이렇듯 인간은 누구나 신념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는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2.과학적 사고

전문가들은 역대 미국 대통령의 개성과 대통령 순위를 비교하였고 하나의 특성이 그냥 대통령과 위대한 대통령을 구분 짓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바로 '지적 호기심' '개방성'이었다. 그들은 넓은 주제로 독서를 했고 외교, 생물학, 철학, 건축학, 음악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반대되는 견해에도 경청하고 기꺼이 생각을 바꾸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과학적 사고' 라고 부른다.

이제 나올 '다시 생각하기'는 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인간의 인지능력, 그중에서도 정신적인 유연성(Mental felxibility)를 이야기한다.

과학적 사고란 호기심이 주축되 되는 사고를 말한다. 과학적 사고는 자부심보다 겸손을 확신보다 의심을 종결보다는 호기심을 요구한다.

2004년 애플의 팀이 스티브 잡스에게 아이팟을 아이폰으로 바꾸자고 제안하자 스티브 잡스가 말했다.

"왜 우리가 씨x 그걸 해야 돼? 내가 들은 아이디어 중에 가장 멍청한 소리네"

그 후, 6달 동안 팀은 끊임없이 잡스를 설득했고 그는 그 분야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뿐만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인지적 맹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맹점의 가장 큰 특징은 본인이 맹점을 가졌다는 것을 인식조차 못하는 것이다.

의사 2명이 자신이 조사한 환자 6명을 학계에 보고한 일이 있었다.
시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시력을 잃어버렸음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걸어 다닐 때마다 벽에 부딪치곤 했다.... <중략>
그들은 시력 상의 어떤 어려움도 없다고 부인하거나 다음과 같은 식으로 말하곤 했다.

"내 방이 왜 이렇게 어둡나요? 불을 켜주세요."

우리의 믿음이 의심을 받을 때, 우리는 자아를 공격받는 것처럼 느낀다. 바로 심리학에서 부르는 전제군주 자아(totalitarian ego)라는 것이 바깥의 정보를 차단한다. 이는 통상적인 인간 모두에게 있는 반응이다. 우리의 믿음이 도전받을 때 전제군주는 온갖 군사를 동원하여 자아를 방어하러 뛰어온다.


3.확신인가? 의심인가?

그렇다면 우리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확신을 가져야 할까? 의심을 가져야 할까?
이 딜레마를 나타낼 수 있는 대표적인 두가지 심리학적 용어가 있다.

자기 자신의 능력에 비해서 지나치게 확신을 가지는 것을 학계에서는 '안락의자 쿼터백 증후군'
(경기장에 가면 있는 자신이 감독보다 더 많이 잘하고 더 많이 안다고 확신하는 열혈 스포츠팬에서 유래된 뜻)

반대로 자기 능력에 대해서 지나치게 의심을 가지는 상황인 '가면 증후군'이다.
(자신의 능력에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비롯됐다고 믿는 증후군)

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는 논리적 추론과 문법과 유머 분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부풀려서 생각한다고 보고했다. 대상자들은 다른 사람 62%보다 능력을 높게 평가했지만 실제로는 12%보다 뛰어날 뿐이었다.

이런 연구결과가 보여주는 바는 명확하다. 자신에 대해서 지나치게 확신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오류나 빈틈을 굳이 찾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본인이 안웃기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

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필자는 한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

사실 위의 '내용의 확신인가? 의심인가?' 의 두 개의 선택지는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속이고자 만든 장치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제목에서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 우리는 자신감에 대해서 시소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강인한 자신감이 오만함이고 약한 자신감이 겸손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 문제 자체가 잘못되었다.
겸손함의 어원(hamility)의 어원은 '땅에서부터' 이다. 즉, 오류를 인정하고 불완전한 땅에 뿌리를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확신과 의심은 사실 하나이다. 우리는 '확신'과 '의심' 중에 하나가 아닌 굳이 말하자면 '확신에 찬 의심'갖추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가장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팀은 확신에 차있거나 겸손한 지도자가 이끄는 팀이 아니었다.

확신과 겸손 양쪽 모두 높은 점수를 기록한 팀이었다.
확신과 의심은 양쪽 수레바퀴처럼 함께 가야만 한다. 그런 태도는 자신의 생각을 늘 열어놓으면서(겸손함) 자신감을 잃지 않고(확신) 평생 배워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

장 피에르 뵈곰스는 1990년대 굿 저지먼트라는 미래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2016년 7월에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에서 영국이 탈퇴한다는 브렉시트(brexit)의 확률을 50% 넘게 측정했다.

굿 저지먼트 프로그램은 단순히 예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근거와 확률적 통계를 이용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우연하게 맞추는 경우는 없었다.
학자들은 이런 뛰어난 실적의 예측가들을 조사한 결과 가장 성공적인 예측가의 공통적인 특징을 알아낼 수 있었다.

바로 뛰어난 예측 가일수록 결과가 나오기 전에 비교적 많이 수정 보완한다는 것이었다.
예측 대회 기간에 일반적인 경쟁자들은 자기 예측을 2번 업데이트했지만 최고 수준의 예측가들은 질문 하나당 다섯 번 이상을 업데이트했다.

나는 애초의 예측에 크게 사로잡히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최고의 예측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거든요.
-장 피에르 뵈곰스-




4.끝마치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는 병원 한 곳을 찾아가서 직원들이 각자 자 기사 속한 팀에서 심리적 안정성을 느끼는지 조사했다.

질문 내용은 '당신은 처벌의 두려움 없이 모험을 감수하는가?'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팀은 실수가 더 잦았다. 그러나 연구를 더 진행하던 끝에 미처 고려되지 못한 결함을 발견했다. 바로 심리적으로 안정된 팀이 실수를 더 자주 보고했지만 실제로 저지를 실수는 다른 팀들보다 적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팀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실수를 숨겼다.

두려움 없이 어떤 제안이나 우려를 자유롭게 제시하는 것이 학습을 중시하는 문화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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